[인터뷰] 녹두전으로 재발견된 '장동윤', "틀을 깨는 연기 더 도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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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19-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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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동윤이 재발견됐다. 이렇게나 매력적인 배우였을까? '여장남자'라는 다소 희화화되기 쉬운 캐릭터를 아름답고 강하게, 장동윤만의 색으로 물들여 드라마 '녹두전'을 살리고 장동윤도 한 단계 배우로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아름다운 청년, 장동윤을 2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사진= 동이컴퍼니 제공]


'조선로코-녹두전'은 미스터리한 과부촌에 여장을 하고 잠입한 전녹두(장동윤)와 기생이 되기 싫은 반전 있는 처자 동동주(김소현)의 유쾌한 조선판 로맨틱 코미디를 그린 드라마다. 장동윤은 극중 전녹두로, 파격적인 여장부터 출생의 비밀, 그리고 권력 속의 대결을 통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장동윤, 김소현, 강태오 등 청춘 배우들이 진가를 발휘했다.

앞서 25일 종영한 '조선로코-녹두전'에서 장동윤과 김소현은 권력이 아닌 두 사람만의 행복을 꿈꾸며 해피엔딩을 이뤘다. 최종회 시청률은 7.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인터뷰에서 장동윤은 "종영 전날까지 촬영을 했고, 종영날에도 일본 방영 기념으로 일본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또 이렇게 계속 인터뷰 중이라 아직 드라마가 끝난 것이 실감나지 않아요"라며 "아직 제 마음속에서 녹두를 놓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여장남자'라는 콘셉트가 부담은 아니었을까?

그는 "외국에 여장남자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많아서 참고했어요"라며 "원래 호기심 많고, 노력이 많이 드는 배역 맡는 걸 좋아해서 거부감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친구들이 제가 여장한 걸 더는 못 보겠다고 하면서 민망해했죠. 하하"라고 전했다.

"감독님이 보통 여장남자 하면 생각하는 정형화된 이미지가 있잖아요. 손가락을 세워서 그릇을 잡는다든지 사뿐사뿐 걷는다든지 그런 과장된 연기를 요구하셔서 '감독님, 여자 걸음이라는 건 없어요. 그냥 사람이 걷는 거지 여자걸음이 어디 있습니까'라고 말하며 지시를 듣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다소 마찰이 있었지만 저만의 김과부가 호평을 받으면서 감독님도 도와주셨죠".
 

[사진= 동이컴퍼니 제공]

이어 그는 "여장 연기는 준비할 여지가 많아서 도전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녹두와 과부 사이에 차이를 두기 위해 목소리 톤 조절도 해야 했죠. 하지만 우스꽝스럽거나 과장되게 표현되지는 않도록 신경 썼어요. 대본이나 그런 연출이 있을 땐 제가 이의 제기를 하기도 했을 정도예요. 단 코믹한 장면에선 코믹에 집중했고요. 참, 이번에 액션 준비도 많이 했습니다. 날렵하게 보이려고 노력했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잘못하면 흑역사로 남을 수도 있고, 파격적이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욕심이 많이 났었어요. ‘여장남자’라는 캐릭터는 만들어낼 수 있는 여지들이 많잖아요. 그렇게 연구하고 노력해서 만들어 낸 ‘김과부’라는 캐릭터로 시청자 분들에게 사랑받고, 저 역시 김과부의 열렬한 팬이 됐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워요. 원래 두려움이 없는 스타일이기도 해서, 욕심을 많이 내서 자신감 있게 도전했던 것 같아요.”

또 그는 파트너 김소현보다 예뻤다는 반응에는 "여장이라는 코드가 작품의 큰 요소였기에 이왕 할 것 사람들이 매력을 느꼈으면 했어요"라며 "그래도 어찌 김소현 씨와 비교하겠어요. 그런 칭찬을 들으면 뿌듯하면서도 '후반부에 어쩌지' 고민도 됐어요"라고 웃었다.

장동윤은 특히 "녹두란 캐릭터 자체가 굉장히 독보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그것을 제 노력으로 완성하고 성취한 데 대해 자부심이 있습니다. 대중적으로 큰 사랑도 받아 뿌듯하죠. 연기자로서 새로운 장르에 대한 재미도 많이 찾았어요"라고 강조했다.

장동윤은 김소현과 호흡에 대해서는 "합이 참 맞았다. 현장에서도 자연스럽고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촬영 전 대본을 읽으며 자주 호흡해 유대감이 많이 생겼다. 소현 씨는 참 조심스럽고 배려 깊은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소현 씨는 거의 평생 연기자로 살아온 분이라 연기할 때 여유가 느껴졌어요. 그러나 카메라 밖에서는 20대 같은, 평범한 모습이더라고요."

그는 이번에 '녹두'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앞으로 맡을 배역에 대해서도 장동윤은 열린 마인드로 임하려고 한다.

[사진= 동이컴퍼니 제공]


"작품을 할 때 성(性) 역할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요"라며 "필요 이상으로 '남자란 이래야 해, 여자란 이래야 해' 하는 식의 정해진 프레임 속 연기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틀을 깨는 역할'에 더 많이 도전하고 싶다는 그에게 앞으로 하고 싶은 캐릭터는 무엇일까?

장동윤은 "부모님들이 어릴 때부터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어요"라며 "그때문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아프신 분들을 비롯해 경제·문화적으로 소외된 계층들이 눈에 자꾸 들어와요. 이들을 생각하며 고등학교 때 쓴 시가 있을 정도예요. 신춘문예에도 도전했는데 낙방했고 청소년문학상으로 돌리니 바로 수상을 했죠. 지금도 시를 쓰기는 하지만 고등학교 때처럼 많이 쓰지는 못해요. 언젠가는 그런 소외 계층을 대변하는 연기를 하거나 그들이 직접 되어보는 역할을 맡아서 사회적 울림을 주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제 한 달만 있으면 내년에 마지막 20대를 보내게 돼요. 서른 살까지 1년 남은 건데 배우로서 조금 더 변화하고 장르도 조금 더 폭넓게 소화할 수 있게 만들려 해요. 나이가 들면서 할 수 있는 역할의 폭이 더 넓어지잖아요. 특히나 영화판은 30~40대 배우들의 역할이 더 많고, 드라마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보니 미래를 준비할 겸 해서 이미지를 조금씩 구축해 나가야 할 것 같아요. ‘녹두전’은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가능성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게 해 준 작품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한편 장동윤은 2016년 네이버TV 웹드라마 '게임회사 여직원들'로 데뷔해 JTBC '솔로몬의 위증'(2016), KBS2 '학교 2017'(2017), tvN '시를 잊은 그대에게'(2018), tvN '미스터 션샤인'(2018), KBS2 '땐뽀걸즈'(2018)에 출연해 주목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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