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기획] LG는 어떻게 세계 1위 월풀을 제쳤나③ 가전끼리 대화를 한다고?..'씽큐'로 하나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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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9-11-2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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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스마트홈 시대 준비

  • -구글·아마존 등 IT기업과 협업 활발...생태계 확장 겨냥

'스마트폰'이 일상을 완전히 바꿔놨다면 '스마트홈'은 우리 삶에 그 이상의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허황된 소리 같지만 결코 과장이 아니다. 

가전 제품이 온도·습도 등 날씨 뿐 아니라 사용자의 생활 패턴, 기분까지 파악해서 스스로 작동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세탁기에 빨래가 가득 차면 알아서 작동하고, 빨래로 인해 집안 습도가 높아지면 에어컨이 알아서 제습 모드로 가동하는 식이다.  

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 같았던 이런 삶이 목전에 다가온 것은 최근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낸 인공지능(AI) 덕분이다. LG전자는 현재 AI 브랜드 'LG 씽큐(ThinQ)'를 기반으로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LG전자 홈페이지]

◆ '가전 명가'에서 '스마트홈 명가'로...AI 적용 제품 확대

LG전자는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스피커 등에 AI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구축을 미래 가전의 핵심으로 판단한 것이다.

AI분야 연구 초기인 2017년부터 LG전자 모든 가전 제품에 와이파이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한 이유다. 2017년 전에 가전제품을 구매했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스마트 씽큐 센서'를 냉장고·세탁기·TV 등에 붙이기만 하면 하나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LG전자의 AI 브랜드 씽큐는 단순히 AI 기술을 지칭하는 것에서 나아가 AI 기술이 탑재된 제품과 서비스를 통칭한다. 'LG 휘센 씽큐', 'LG V50S 씽큐'처럼 제품명에 '씽큐'가 있으면 AI 기능을 지원한다고 보면 된다. 이는 제품에 탑재된 AI 기술과 플랫폼이 달라도 소비자가 냉장고·세탁기·스마트폰 등 다양한 접점에서 경험하게 되는 LG전자의 AI이미지를 일관되고 명확하게 만들어 주기 위한 전략이다.
 

[사진=LG전자 홈페이지]

최근에는 가전제품을 관리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인 'LG 씽큐'의 활용도도 높였다. 국내 가전업체 중 처음으로 음성 인식 기능을 도입, 말로 가전을 작동할 수 있게 했다. 가령 LG 씽큐 앱에 제품을 등록한 후 앱 화면 오른쪽 상단에 있는 마이크를 누르고 "실내 습도가 얼마야?"라고 물으면 "실내 습도는 65%입니다"라고 답변을 들을 수 있다. LG전자는 LG 씽큐와 연동되는 가전제품을 연말까지 기존 20종에서 24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스마트홈에 있어 AI와 사물인터넷(IoT)을 연장 선상에 두고 연구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AI가 제 역할을 하려면 IoT로 모든 기기가 연결돼 서로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앉는 방향에 따라 TV각도가 바뀌고, 움직임에 따라 에어컨 풍향이 조절되려면 집안 모든 기기의 센서가 고객의 동선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해야 한다.

LG전자는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IFA 2019에서 이미지센서와 클라우드를 연결하는 AI인 '비전 팩'을 공개했다. 퇴근 후 집에 와 스타일러에 옷을 넣으면 클라우드는 이 이미지를 분석해 옷이 어떤 소재로 만들어졌는지 분석한다. 결과에 따라 스타일러가 그에 알맞는 관리 코스를 선택해준다.

아마존·구글·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 대부분이 음성인식 기반의 AI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LG전자는 머신러닝이 가능한 이미지센서를 기반으로 한 영상 AI 기술로 범위를 높이겠다는 목표다. 

◆ 생태계 확장을 위한 개방성 확보가 관건

스마트홈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다. 가전, 가구, 반도체, 네트워크 등의 제조사뿐 아니라 건설, 통신, 정보기술(IT) 등 각종 산업이 얽혀있는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2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전세계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지난해 41억달러(약 4조8000억원)에서 오는 2023년 192억달러(약 22조4400억원)로 약 4.7배 성장할 전망이다.

전자업체를 비롯해 구글·아마존 등 IT회사들이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AI, IoT, 5세대 이동통신(5G)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적극 나서는 이유다. 현재 스마트홈 시장의 강자는 미국이다. 지난해 스마트홈 시장에서 국가별 점유율은 미국이 35%로 가장 높았고 중국이 18%로 뒤를 이었다.

LG전자는 AI분야 생태계 확장을 위해 플랫폼, 파트너십, 커넥티비티로 대표되는 3대 개방형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 IT기업과 활발하게 협업하는 것도 이 일환이다. 자체 기술도 중요하지만 사용자가 불편함을 끼친다면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구글·아마존·애플 수준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복안이기도 하다.

'LG 올레드 TV 씽큐'는 구글의 인공지능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LG 씽큐 허브'는 네이버의 인공지능 '클로바'를 각각 탑재해 일정 관리와 개인화된 콘텐츠 추천 등을 제공한다. LG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기업들과의 협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사진=LG전자 홈페이지]

또 AI·로봇·자율주행 등에서 대학·연구소·스타트업 등 외부와 협력하는 개방적 혁신을 위해 매년 미국 내 전략 도시를 순회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테크페어'를 실시 중이다. 투자 펀드를 조성해 외부 스타트업들과 혁신 기술 발굴, 신규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LG전자 가전제품이 아니더라도 연결이 가능하도록 다른 업체의 기기와도 상호 연동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390여 기업이 가입한 세계 최대 규모의 IoT 표준화 단체인 OCF(Open Connectivity Foundation)의 표준을 활용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AI를 탑재한 씽큐 제품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LG 씽큐가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하는 등 일반 고객들이 인공지능 스마트홈을 생활 속에서 체감할 기회도 꾸준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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