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8개월 만에 경제동향 진단서에서 '부진' 표현 뺐다

최지현 기자입력 : 2019-11-15 10:46
그린북 11월호 "수출과 건설투자 감소세 이어져" 수정 "차질 없는 재정 집행·경제활력 높여 반등 모멘텀 마련"
정부가 우리 경제를 진단하면서 7개월 동안 유지해 왔던 수출과 투자의 '부진'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미·중 무역분쟁 등 여전히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있지만, 수출과 투자의 개선 가능성을 점친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15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에서 "3분기 우리 경제는 생산과 소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수출과 건설투자 감소세가 이어지며 성장을 제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4월호부터 7개월 연속 썼던 '부진'이라는 표현이 사라졌다. 정부의 부진 진단은 2005년 3월 그린북 첫 발간 이후 최장이었다.

정부는 지난 4∼5월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이 부진하다"고 평가했다가 이후에는 "수출과 투자의 부진한 흐름은 지속하고 있다"고 바꿨다. 이번에는 "수출과 건설투자의 감소세가 이어지며 성장을 제약하고 있다"고 수정했다.

다만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교역 및 제조업 경기 위축 등으로 세계 경제가 동반 둔화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가 계속되고, 미·중 무역 협상의 전개 양상과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회복 시기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주요 지표를 보면 9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2.0% 증가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은 1.2% 감소해 전(全)산업 생산은 0.4% 줄었다.

10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4.7% 줄었다. 세계 경제 둔화, 반도체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작년 12월 이후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9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 증가에 힘입어 전월보다 2.9% 늘었다. 4개월 연속 증가세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과 토목 실적의 동반 감소의 영향으로 전월보다 2.7% 감소했다. 건축허가면적 감소 등은 향후 건설기성에 부정적 요인이지만, 건설수주와 아파트 분양물량 증가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10월 소비자물가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0.8% 상승했다.

10월 국제유가는 사우디 석유 시설 조기복구와 세계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수요 감소 전망 등으로 하락했다.

10월 소비 관련 속보치를 보면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1년 전보다 1.1% 늘어났다. 5월부터 8월까지 넉 달 연속 감소하다 두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온라인 매출액(5.4%), 카드 국내승인액(4.6%)도 1년 전보다 증가했다. 우리나라를 찾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도 24.2% 늘었다. 다만 백화점 매출액(-3.7%)과 할인점 매출액(-3.2%)은 감소했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6으로 한 달 전보다 1.7포인트 올랐다.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한 72를 나타냈다.

10월 취업자 수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1년 전보다 41만9000명 증가했다.

기재부는 "일본 수출규제 대응 등 리스크 관리에 완벽히 하면서 재정 집행과 정책금융, 무역금융 집행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민간 활력을 높여 경기 반등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도록 경제 활력을 높이는 과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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