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에 채권금리 내년에도 변동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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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원 기자
입력 2019-11-1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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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내년에도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국내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고채 3년물은 연 1.50~1.56%, 10년물은 1.78~1.84% 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국고채 3년·10년물 금리는 지난 8월 중순 연저점 대비 각각 47베이시스포인트(bp), 67bp 상승했다.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과 경기선행지수, 수출 증가율 개선 전망 등이 채권 금리를 끌어올렸다. 내년 국채 발행이 늘어나는 등 수급적인 부담이 겹친 것도 금리 인상의 원인이다. 연초 빠르게 하락한 금리 수준을 되돌린 명확한 재료였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이미 미‧중 무역분쟁 격화 시점인 5월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만약 이 수준을 상회한다면 무역협상 완전 타결을 가격에 반영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는 "내년에는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전망이지만, 금리 인상기를 맞이할 정도로 실물경기 회복과 자산가격 버블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진 않는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으로부터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관세 전면 철회 카드를 꺼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보조금 폐지를 통한 첨단산업 제재, 이에 비해 중국은 관세 전면 철폐만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트럼프는 재선을 앞두고 있다. 또 생각보다 빠르게 둔화되는 중국 경제지표를 감안할 때, 미·중 간 1차적 합의 서명은 무리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만약 미국과 중국이 이미 부과된 관세를 전면 철회한다면 채권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장기물 금리는 모든 실물지표와 금융시장이 무너지기 시작한 지난해 4분기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따라서 10년물 금리는 100bp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

다만, 올 4분기부터 추세가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이 시차를 두고 조정을 겪는 모습이다. 특히 원화채 조정이 큰 폭으로 진행되고 있다.

원화채 금리는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당분간 추가 인하가 어렵다는 전망에 급격히 상승했다. 김상훈 연구원은 "최근 국내 채권시장은 시작과 끝이 반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변동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주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2만2566계약 순매도 했으며, 10년 선물을 3988계약치 팔아치웠다. 현물 시장에서는 국고채를 1484억원 순매수, 통안채를 5500억원 순매도하면서 총 4015억원에 달하는 원화채권을 순매도 했다.

그는 "향후 금리 동결을 시사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발언 이외에도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아직 한 차례의 금리 인하를 반영 중"이라며 "미국채 2년물 금리가 정책금리를 상회할 경우 약해진 매수 심리 탓에 국고채 금리의 조정은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요국 국채 금리가 반등세로 돌아선 가운데 한국 국고채 금리의 반등폭이 유독 컸다. 지난 8일 기준 우리나라의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80%로 9월 말(1.46%) 대비 0.34% 포인트 상승했다. 13개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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