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아시아나 인수 실패 가능성↑...개인 주주는 '안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정훈 기자
입력 2019-11-11 00: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 아시아나항공, 분기 천억원 적자에 이자비용도 수백억원

  • - 제주항공, 불매·고환율·고유가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부담'

  • - HDC현대산업개발, 주가 7% 하락...승자의 저주?

[사진=제주항공]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에 밀려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개인 주주들이 안도하고 있다. 부채가 큰 아시아나항공을 제주항공이 인수하다가 오히려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IB 업계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2조5000억원에 가까운 인수금액을 제시해, 2조원에 못 미치는 가격을 낸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보다 인수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빚 낳는 거위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은 그야말로 부채 덩어리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 부채는 9조5989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659.5%나 된다.

매분기 이자비용으로 수백억원이 나가고, 영업적자까지 겹쳐 분기마다 1000억원을 까먹는 그야말로 빚을 낳는 거위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의 반기 손실은 1188억원이며, 이자 지급으로만 올해 상반기 1216억원이 투입됐다.

이에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경영 정상화와 더불어서 부채비율을 축소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당장 1조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되더라도 안정화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HDC 컨소시엄은 2조원을 투입해서 부채비율을 300% 아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현금성자산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애경그룹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면 본체인 제주항공과 애경그룹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매·고환율·고유가···호재가 없다

항공업은 올 하반기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알짜노선이던 일본이 불매운동 여파에 타격을 입었고, 환율까지 치솟으면서 모든 항공사가 영업이익이 폭락했다.

제주항공도 지난 2분기에 적자로 돌아섰다. 20분기 만의 적자다.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서 가장 수익을 잘내는 항공사지만, 대외 악재는 버텨내지 못했다.

제주항공 주가도 지난 4월 4만원을 훌쩍 돌파했지만, 현재는 2만5000원대로 하락했다. 당장 3분기도 적자가 예상되고 있어, 제주항공 주주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서자, 증권 게시판에서는 아시아나 인수를 실패하는게 더 도움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상의 시나리오는 '에어부산'만 인수

애경그룹에게 최선의 시나리오는 에어부산만 인수하는 시나리오다. 에어부산은 거점이 부산으로 제주항공과 겹치지 않아서, 시너지가 크게 날 수 있다는 분석은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총 항공기 70대 규모의 대형 LCC가 탄생한다. 서울과 부산, 제주 등을 중심으로 막강한 해외노선을 운영할 수 있다. 가격경쟁력과 운영비 절감 등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도 "아시아나와 별도 회사가 되어도 충분히 독자 운영이 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등 6개사 통매각을 고수하고 있어서 에어부산 분리매각은 가능성이 크지 않다. 이미 HDC 컨소시엄이 2조원 이상을 베팅했기 때문에 분리할 수 있는 명분도 없다.

◆HDC현대산업개발, 승자의 저주 시작?

지난 10일 유력 인수후보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전날 대비 7.31% 급락한 3만1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계가 항공산업 인수를 시너지보다는 부담이 클 것이라고 판단한 이유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 6868만8063주(31.05%) 인수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등에 투입될 신주발행으로 이뤄진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윤곽은 이번주에 드러날 전망이다. 매도자 측에서 연내 딜을 종결하기로 결정한 만큼 이번주 내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내달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