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M&A 저울질하는 삼성전자…AI 기업 손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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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9-11-11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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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 먹거리로 인공지능 주목…관련 분야 인수 가능성

  • 현금 105조원 '실탄' 확보…국정농단 재판 변수로

국내 대기업 사이에 인수·합병(M&A) 바람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재계가 삼성전자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3년 가까이 실적이 없는 삼성전자가 숨고르기를 끝내고 M&A 시장의 큰손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인공지능(AI)을 주목하고 있는 만큼, 관련 분야 기업 인수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나온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차기 M&A 대상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마지막 대형 M&A는 2017년 3월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80억 달러(약 9조2600억원)를 들여 미국 전장 전문 기업 하만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올해 들어선 이스라엘 스마트폰 카메라 개발업체 코어포토닉스와 영국의 AI 식품기술 스타트업 푸디언트의 지분을 인수한 바 있지만, 삼성전자의 몸집을 감안하면 소규모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여러 번의 굵직한 M&A를 통해 신사업의 교두보를 마련해 왔다. 1974년 한국반도체 지분 50%를 인수하면서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2000년대에 들어서도 이러한 전략은 지속됐다. 2010년 메디슨을 인수하면서 의료기기 사업에 박차를 가했고, 2015년에는 루프페이를 인수한 뒤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의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2016년에는 미국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데이코도 삼성전자의 자회사로 영입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언제라도 M&A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의 증대로 잠시 소극적이었으나,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M&A에 시동을 걸 수 있다는 것이다. 실탄 또한 충분하다. 3분기 기준 삼성전자는 104조9892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이 부회장이 AI 분야를 삼성전자의 차세대 핵심사업으로 점찍고 관련 행보를 보이고 있는 만큼 관련 분야의 M&A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에도 서울 모처에서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세바스찬 승 프린스턴대 교수와 만나 미래 AI 산업 발전 방향 및 전략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나 AI 사업의 육성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미래 이정표로 평가되는 삼성벤처투자의 투자 방향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한다. 삼성벤처투자는 올해 들어 AI와 빅데이터 관련 스타트업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지난 6월 데이터 솔루션 업체 옐로브릭 데이터에 대한 4400만 달러 규모 투자에 참여했다. 같은 달에는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OST)가 모집한 300만 파운드(약 45억원) 투자에도 참여했다. OST는 AI의 원천 기술인 시멘틱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로, 컴퓨터가 사람의 언어를 읽고 이해해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소재 확보 등 산적한 현안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만큼 삼성전자도 본격적인 M&A 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국정농단 사태 파기환송심 재판으로 인해 이 부회장의 발목이 잡힐 경우 대규모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신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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