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을지로 직장인에서 23만 유튜버로…클래씨티비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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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수습기자
입력 2019-10-3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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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튜버 1년 차 수익은 단돈 5천 원...명확한 콘셉트 정하자 한 달 구독자 3만 명씩 늘 때도

가지런하게 넘긴 포마드 머리에 깔끔한 수트. "ALWAYS BE CLASSY"(항상 멋지게)를 외치며 경례하는 이 남자. 신사의 품격을 알려주는 이 사람은 유튜버 '클래씨'다.
 

[사진= ClassyTV 클래씨티비 캡처]


그는 8년 차 대리에서 3년 차 크리에이터가 됐다. 경력은 낮아졌지만, 인지도는 오히려 높아졌다. 여행차 떠난 태국에서도 그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한국인 여행객이 있을 정도다. 30일 기준 구독자는 23만 명이다.

클래씨는 '신사가 되는 방법'을 슬로건으로 남성 스타일과 매너 등을 영상으로 알려준다. 그가 만든 "남자 향수 올바르게 뿌리는 법"은 조회 수가 127만 회에 달한다.

그가 하는 말에서도 매너를 느낄 수 있다. 클래씨는 인터뷰 중 기자의 질문이 끝나면 "말씀하신 대로"를 서두에 내세워 답변을 이어갔다. 인터뷰하는 기자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그의 대화법이다. "말씀하신 대로", "알고 계시겠지만" 이 사소한 몇 마디 하나로 상대방의 자존심을 세운다고 했다.

8년 동안 사내 교육을 담당했던 그는 올해 초 회사를 그만뒀다. 직장인 퇴사 사유 1위인 상사 문제는 아니었다. 단지 그가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았던 게 이유였다. 회사생활을 할 때는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와 김밥 하나 먹으며 영상을 기획 촬영하는 게 일상이었다.

처음부터 잘된 건 아니다. 크리에이터 1년 차 성적표는 좋지 않았다. 1924명의 구독자와 햄버거 세트 하나 값인 5000원의 수익이 전부였다.

2017년 말 구글 코리아는 새내기 유튜버들을 워크숍에 초청했다. 클래씨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이날 워크숍에서 그는 이미 성공한 크리에이터들로부터 날 샌 비평을 들었다. 채널 콘셉트가 불명확하다는 게 이유였다. 이후 그는 본인이 좋아하고 타인도 관심을 가질만한 콘텐츠가 무엇일지 고민했고 남성 전문 채널로 바꾸자 한 달에 3만 명씩 구독자가 늘어났다.

아주경제는 지난 17일 오후 광화문에 위치한 아주경제 스튜디오에서 클래씨를 만났다. 인터뷰와 촬영이 두 시간 동안 이어졌지만, 그는 영상 속 에너지 그대로를 유지했다.
 
 

[사진=인터뷰 영상 캡처]


-2016년 9월에 첫 영상이 올라왔어요. 첫 영상을 올릴 때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회사원이었던 2016년 당시에 유튜브를 하기 시작하면서 "3년 안에 구독자 10만 명을 만들어보자"가 목표였어요. 그래서 처음 업로드 버튼을 누를 때는 꾸준히 영상을 만들어 여러 사람으로부터 사랑받고, 유익한 영상을 만들어 꼭 10만 명을 채우자고 다짐했어요.

-회사에서 했던 업무가 사내교육이었어요. 그 경험이 유튜브 시작하는 데도 도움이 됐나요.

물론이에요. 저는 예전부터 무대에 서는 걸 좋아했어요. 고등학교 때는 밴드를 하고 대학교 때는 응원단장을, 군대는 장교로 다녀왔어요. 계속 남들 앞에 서다 보니 재능이 생기더라고요. 입사했을 때도 교육 업무를 맡으면서 말하기 능력이 길러지고, 그러다 보니 사내방송에도 출연하게 됐어요. 촬영하시던 분이 말 중간에 쉬는 포인트와 같은 팁을 줬어요. 그 덕분에 영상을 만들 때도 진행을 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됐죠.

-영상을 만들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나요.

진정성이에요. 클래씨티비 채널 특성상 많은 제품 광고 요청이 와요. 그러나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꼽을 만큼의 리뷰만 하고 있어요. 저희가 직접 써보고 추천해도 괜찮겠다 싶은 브랜드만 알려드리기 때문이에요. P·M·C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프리미엄(Premium), 모티베이션(Motivation), 클린(Clean). 이 세 가지 범주에 벗어나지 않는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영상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깁니다.

 

[사진=인터뷰 영상 캡처]



-요즘 직장인 2대 허언증이 있다고 해요. 하나가 "퇴사할 거다.", 또 하나가 "유튜브 할 거다"라고 해요. 클래씨님은 이 두 가지를 모두 하셨고요. 경험자로서 이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조언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나요.

두 가지 허언증을 둘 다 말씀하시는 분들은 회피하고 싶은 마음에 이야기하는 거로 생각해요. 제기 퇴사했다는 영상을 올리자마자 퇴사 관련 메시지를 많이 받았어요. 제가 어떤 계획이나 꿈, 미래와 같은 명확한 목표가 있다면 퇴사를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단지 부장님이 싫어서, 연봉이 적어서, 복지가 안 좋아서와 같이 회피하는 식의 퇴사는 정말 반대해요. 발전적인 방향의 계획을 명확하게 세워서 이를 지켜나갈 추진력이 있다면 그때 퇴사해도 늦지 않는다고 봐요. 특히 유튜브 같은 경우에는 수익이 발생하기 굉장히 힘든 플랫폼이에요. 따라서 "지금 월급의 두세 배가 됐을 때 퇴사하겠다."와 같이 기준을 정해놓고 퇴사하는 걸 권장해요.

-작년 12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잠을 안 자도되는 약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할 만큼 바쁜 나날을 보냈어요. 10개월 지나 퇴사한 지금 시점에서는 어떤 약이 있으면 좋겠나요.

기자님 통해 들으니 되게 오글거리네요. (웃음) 그때는 제가 회사 다니면서 같이 유튜버 활동을 하니까 늘 시간이 부족했어요. 지금은 퇴사하고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지긴 했죠. 근데 지금은 돌아다닐 일이 많아졌어요. 행사를 참석하거나 사람들을 만나는 일 등이죠. 그래서 요즘엔 몸이 두 개라도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 명은 인터뷰하고, 또 한 명은 계약서를 검토하게 된다면 정말 좋겠어요.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어요. 남은 기간 동안 계획이 있다면요.

계속해서 저희 클래씨티비는 구독자분들에게 자신감, 긍정적인 마인드, 비전을 심어 드리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올해는 아니지만, 내년 1월에 이탈리아에서 세계 최대 규모 남성복 컬렉션 및 박람회 피티워모(Fitti UOMO)가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우리 크루 멤버 중 한 명인 노커스 박지현 대표님과 이탈리아 피렌체에 가 박람회를 둘러보고 싶어요. 이를 통해 구독자들에게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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