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경영난 위워크에 95억 달러 투입...지분 80%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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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10-2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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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프트뱅크, 구제안으로 위워크 지분 30%→80%

  • 위워크 몸값 10개월만에 470억 달러→80억 달러

  • 뉴먼 전 CEO, 17억 달러 '황금 낙하산' 탈출 논란

경영난에 빠진 미국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구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위워크는 22일(현지시간) 소프트뱅크가 50억 달러(약 5조8700억원) 규모로 현금을 투입하고 현재 주주들로부터 30억 달러어치 지분을 매수하는 내용의 구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소프트뱅크는 종전에 약속한 15억 달러 규모의 신주인수권도 행사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소프트뱅크의 위워크 지분은 30%에서 80%까지 늘어난다. 다만 의결권 기준으로는 50%가 넘지 않아 위워크가 소프트뱅크의 자회사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이번 거래에서 위워크의 몸값은 80억 달러로 평가됐다. 올해 1월 기업공개(IPO)를 기대하면서 투자자를 모집할 당시 책정된 470억 달러와 비교하면 6분의 1 토막 난 수준이다.

위워크 창업자 애덤 뉴먼 전 최고경영자(CEO)는 이사회를 떠나게 됐다. 뉴먼은 위워크 수익성에 대한 회의론과 개인적 논란 속에 IPO 계획이 연기되자 지난달 CEO에서 사퇴하고 이사회 의장만 맡아왔다.

대신 소프트뱅크는 물러나는 뉴먼에게 총 17억 달러를 지급할 계획이다. 뉴먼의 지분 10억 달러어치를 매입하고, 1억8500만 달러의 컨설팅료를 지급하고, JP모건에 대한 대출 상환용으로 5억 달러의 신용공여를 제공키로 했다. 위워크의 새 이사회 의장에는 마르셀로 클라우레 소프트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앉힌다는 방침이다.

손정의 회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세계에서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고 믿는다"면서 "위워크는 이러한 혁명의 최전선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워크가 겪는 성장통은 세계 유수의 파괴적 기술기업에 있어서 흔치 않은 일은 아니다"라면서 "소프트뱅크는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고 경영 지원을 통해 위워크에 쏟는 노력을 배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소프트뱅크의 이번 결정을 두고 회의론도 제기됐다. 이치쇼히자산운용의 아키노 미쓰시게 CEO는 "소프트뱅크 투자자들 중에선 이렇게 많은 돈을 한 회사에 쏟아붓는 걸 미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일본 도쿄증시에서 소프트뱅크 주가는 2.6% 하락 마감했다.

블룸버그는 불과 몇달 전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하던 위워크가 긴급 구제안을 수용한 것을 두고 최근 가장 극적인 악몽을 겪은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추가 자금지원이 없다면 위워크는 내달 중 현금이 마를 것으로 예상되며, 비용을 줄이기 위해 2000명 이상의 직원을 잘라내야 할 판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위워크는 9억 달러의 적자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난에 시달리는 회사를 넘기면서 뉴먼이 17억 달러를 지급받는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CNN은 뉴먼이 "17억 달러짜리 황금 낙하산을 타고 탈출했다"고 꼬집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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