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종교지도자들 만나 "관용 살리는 게 중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경은 기자
입력 2019-10-21 17:3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생각 다르다고 증오·적대감 증폭시키는 게 문제"

  • "보수·진보 궁극 목표는 같을 것"...역지사지 강조

"다양한 생각을 표출하는 것은 좋지만 관용의 정신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종교 지도자들을 청와대 상춘재로 초청해 개최한 오찬 간담회에서 '정부가 국민 통합에 앞장서 국론을 한 곳에 모아야 한다'는 참석자들의 주문에 이같이 밝혔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생각이 다양한 것은 그만큼 사회가 건강하다는 것으로,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를 이해하지 않고 증오·적대감을 증폭시키는 게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는 민주주의 위기라는 전 세계 국가의 공통 과제"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보수와 진보가 바라는 궁극적 목표는 모두 같을 것"이라며 "종교가 종교 간 화합을 위해 발전해왔듯이 국민 사이 화합에도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인 김성복 목사는 "국민 통합에 종교인이 앞장서 달라는 말에 공감하지만, 분명 한계도 있다"며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 같은 외교 사안에 대해서도 국민 사이에 분열이 생기지 않게 정부가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동시에 "정부가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갈등을 해소하는 단초가 만들어질 것"이라면서 "정부도 통합에 노력해달라"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종교지도자들이 21일 청와대에서 오찬 간담회 전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송범두 천도교 교령은 "'여우와 두루미'라는 동화는 역지사지를 못 해서 생겨났다"며 "종교 간, 사회 간 통합을 위해 각계각층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 역시 "다양한 색깔이 모여 아름다운 그림이 되고 다양한 악기가 모여 오케스트라가 되듯 나와 다른 것을 틀리다고 규정하지 말고 국론을 한 곳으로 모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에도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올바르다고 확인되는 것에 대해서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한 길을 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당부와 답변도 이어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인 이홍정 목사는 "문재인 정부는 역대 정부와 비교하면 분단·냉전으로 인한 적대감을 극복하고 평화·번영·통일을 본격화하는 행동하는 정부"라며 "북미 관계가 장벽을 못 넘어 남북 공조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지만, 남북의 평화적·자주적 공조가 유보돼선 안 된다"고 적극적인 평화를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종교지도자들이 21일 청와대에서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고민정 대변인, 강기정 정무수석, 송범두 천도교 교령,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김성복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 문 대통령, 김희중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근 성균관장, 노영민 비서실장,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사진=연합뉴스]


이에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에서 정부가 속도를 내달라는 요청도 있지만 한미동맹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며 "정부는 양쪽을 다 조화시키려는데 통합된 국민 힘이 있다면 어느 쪽이건 힘차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불교 교정원장인 오도철 교무는 "국민이 대통령에게 갖는 신뢰가 상당한데 그만큼 검찰·언론·교육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도 크다"며 "교육 개혁은 지엽적 문제를 풀 게 아니라 바른 철학과 윤리의식 교육을 통한 개혁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영근 성균관 관장은 "정치권은 현안만을 갖고 싸우지 말고 먼 미래를 보고 준비해야 한다"며 "최근 대두되는 인구문제, 계층 간 갈등, 자살률 급증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통 교육의 부활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