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소비자도 캄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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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9-10-14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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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유통팀 기자]

지난달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ASF) 확진 농장이 나온 이후, 정부와 농가는 한달째 방역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 기간에 대한한돈협회(이하 한돈협회)는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성명서를 무려 3차례나 냈다.

이유는 단 하나. 300만 한돈 농가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모든 불안은 ‘불확실성’에서 기인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에서 생기는 바이러스성 출혈성 열성 전염병이다. 감염된 돼지나 해당 고기·분비물 등에 의해 직접 전파되거나, 음수통·사료통 등을 통해 간접 전파된다. 사람이나 다른 동물은 감염되지 않고 돼지과(Suidae)에 속하는 동물에만 감염된다. 하지만 아직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다. 돼지에게 발병했을 때 치사율은 100%에 이른다.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원인과 감염경로는 아직 뚜렷이 밝혀지지 않았다. 치료제가 없으니 언제 이 방역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농가는 2011년 구제역 사태 이후 돼지고기 소비가 줄었던 것과 같은 현상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2017년 살충제 계란 파동 때도 계란 값이 곤두박질을 쳤던 사례가 있다.

소비자도 불안하다. ‘앞으로 국산 돼지고기를 먹어도 되는지’, ‘수입산은 문제가 없는지’, ‘진짜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게 아프리카열병이 옮지 않는지’ 등이다.

실제로 대형마트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첫 주까지 국내산 돼지고기 소비자가는 변동이 없지만, 냉장 삼겹살 매출은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벌써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모든 상황이 예측 불가능한 가운데, 그나마 현재를 정확히 알면 ‘무지에서 오는 두려움’은 다소 줄어든다. 한돈협회가 지난 9월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에 따른 자극적 언론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 같은 차원이다.

소비자에게 사실을 전달할 필요는 있지만, 자극적인 그림이나 영상을 보고 상상할 수 있는 불안감을 조성하지 말아 달라는 얘기다.

자극적인 언론 보도 지양과 함께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오해와 진실, 방역상황 등을 전 국민이 다 알만큼 자주 알려야 한다. 자주, 분명하게 설명하는 것은 불안감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한돈협회와 유통업계도 국내산 돼지고기 물량과 가격변동을 수시로 점검해 소비자가 언제든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농가 진입금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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