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보다 상한제가 낫다?" 저울질하는 서울 재건축·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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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9-10-0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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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북 '힐스테이트세운'ㆍ'증산2구역 자이' 등 재개발 "차라리 상한제 받겠다"

  • 강남 신반포15차ㆍ잠실미성크로바 등 재건축 "상한제 맞더라도 후분양할 것"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


서울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느냐, 아니면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 고분양가 통제를 수용하느냐를 두고 저울질하며 고민하는 사업장들이 나타나고 있다. 

은평구나 중구 등 일부 서울 비(非)강남권 사업장에서는 HUG 제안 분양가를 받아들이기보다 상한제를 적용 받는 게 차라리 더 나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신반포 15차와 잠실미성크로바 등 서울 강남권에서도 상한제를 맞더라도 후분양을 고수하는 곳들이 있다. 후분양 시점에 택지비를 높게 인정받는 게 선분양으로 HUG의 분양가 통제를 받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셈법이다.

이들 단지는 상한제 유예기간에 바삐 분양을 서두르기보다는 추이를 지켜보면서 분양시기와 분양일정을 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1, 3-4,5구역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세운’은 HUG의 제재를 받을 때보다 상한제를 적용 받은 분양가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HUG가 제시한 힐스테이트세운 분양가는 3.3㎡당 2700만원대다. 준공한 지 10년이 다 된 남산센트럴자이(2009년 12월 준공)를 비교 아파트로 삼았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시행사인 한호건설이 자체적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니, 상한제를 적용받을 때 분양가격이 3.3㎡당 2900만원대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이는 HUG가 제시한 분양가보다 3.3㎡당 200만원가량 비싼 셈이다. 

시행사 관계자는 “실제 상한제가 적용됐을 때 나올 분양가는 확실치 않다”면서도 “시뮬레이션에서 상한제 분양가가 턱없이 낮게 나왔다면 서둘러 선분양에 나설 텐데, 최소한 나쁜 결과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 유예기간 내 부랴부랴 분양에 나서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분양일정은 미정이다. 후분양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GS건설이 '자이' 브랜드로 재개발을 추진 중인 증산2구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HUG가 증산2구역에 비교 단지로 제시한 곳은 수색9구역(DMC SK뷰)으로 해당 단지의 분양가는 1960만원 수준이었다.

증산2구역 조합 관계자는 “조만간 시뮬레이션을 돌려 본 뒤 분양가를 비교해볼 생각이다”며 "11월 중 조합원 총회를 열어 분양방식 등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합은 응암2구역(녹번역e편한세상캐슬2차)의 후분양 가격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지 HUG와 논의했으나, 불가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응암2구역은 2017년 일반분양을 공급했으나 단지 설계가 변경되면서 2개 동을 추가로 지었고 지난 8월 3.3㎡당 2500만원 수준에 후분양을 했다.

서울 강남권에서는 상한제를 맞더라도 후분양을 고수하는 단지들이 나타나고 있다. 후분양 시점에 택지비를 높게 인정받는 게 유리하다는 셈법이다. 후분양 시 상한제의 적용을 받더라도 3~4년 뒤 분양 시점에 오른 공시지가를 분양가에 반영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2017년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할 때부터 후분양을 결정한 신반포15차 조합이 그중 하나다. 신반포15차 조합원은 "지난 총회에서 후분양을 고수하기로 결의했다. 이번달 착공을 시작해, 완공 때쯤 270가구를 후분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반포15차가 선분양을 하면 3.3㎡당 평균 4800만원대 안팎에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바로 앞 단지 ‘아크로리버파크’ 소형 면적대가 3.3㎡당 1억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반값 수준이다.

잠실 미성·크로바도 HUG가 제안한 분양가(3.3㎡당 2995만원대)가 너무 낮다는 판단 하에 후분양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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