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어 이자도 못내… 한계기업 증가 '부실위험'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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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9-09-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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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자보상배율 9.5배→4.7배 '반토막'

  • 금융안정지수도 3년6개월만에 '주의'

기업들이 돈을 벌어 이자도 제대로 갚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은 '반토막' 났고, 한계기업 비중도 증가했다. 금융안정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인 금융안정지수는 3년 6개월 만에 '주의 단계'에 진입했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여건 악화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되고, 경기가 둔화하면서 금융안정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 제출한 '금융안정 상황(2019년 9월)'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계기업이 외감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2%로 전년 대비 0.5% 포인트 상승했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이다.

한계기업은 채무상환능력이 취약한 데다 저신용등급 또는 자본잠식 상태인 기업이 많아 경영 여건이 더 악화하면 부실위험이 급증한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 내 한계기업 비중이 10.6%로 전년 대비 0.7% 포인트 올랐고, 중소기업도 14.9%로 전년 14.4%보다 0.5% 포인트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조선(24.0%), 해운(16.8%), 운수(18.7%), 부동산(22.9%), 숙박음식(35.8%) 등 분야의 한계기업 비중이 전체 평균을 상회했다.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1 미만으로, 향후 한계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 비중은 2017년 19.0%에서 2018년 20.4%로 상승했다. 이들 기업 중 실제 한계기업으로 전이되는 비율도 53.8%에서 63.1%로 올랐다.

조사 대상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지난 1분기 4.7배로 전년 동기(9.5배)에 비해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도 1분기 80.8%로 전년 동기(78.1%) 대비 상승했다.

금융기관의 한계기업 여신규모는 지난해 말 107조9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조8000억원 증가했다. 외감기업 전체 여신 내 한계기업 여신의 비중은 13.8%로 전년 말 대비 0.4% 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은 "교역여건 악화, 경기둔화 등으로 기업 채무상환능력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한계기업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신용위험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계부채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계부채는 올 2분기 1556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전히 증가 추세이지만 증가폭은 전년 대비 4.3%로 둔화됐다. 다만, 부채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상회하면서 가계부채비율(처분가능소득 대비)은 전년 동기 대비 2.4% 오른 159.1%(2분기 추정치)였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상승 흐름으로 전환했다. 상호금융에서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지난 2분기 2.09%로 전년 동기(1.66%)에 비해 0.43% 포인트 증가했고, 같은 기간 연체율은 1.43%에서 1.88%로 증가했다. 

금융안정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20개 월별 지표를 토대로 산출하는 금융안정지수도 지난 3월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다가 8월에 8.3으로 주의 단계(8~22)에 진입했다. 주의 단계에 진입한 것은 중국 증시와 국제유가가 폭락했던 2016년 2월(11.0)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대외여건 악화, 국내 경기 둔화 등으로 최근 들어 금융안정 관련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채무상환능력이 취약하고 저신용등급 및 자본잠식 상태인 한계기업의 비중이 높아 경영여건이 추가로 악화될 경우 부실위험이 크게 증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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