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신용평가 해부] (2)신용평가 점수제로 세분화…대출심사 문턱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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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장은영 기자
입력 2019-09-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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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행 7등급 상위 240만명 제도권 금융사 이용가능

  • 2금융권 이용시 은행과 신용점수 차별도 개선할듯

글 싣는 순서
①신용평가체계, 소외계층 포용에 한계
②신용점수제·비금융정보 활용 등 대안은
③美·中 등 해외 신용평가체계의 시사점

신용평가회사(CB)의 깜깜이 평가, 금융정보가 부족한 소외계층의 등급 절벽 등은 개인신용평가체계의 한계점으로 꼽힌다. 이에 금융당국은 제도권 금융회사가 서민을 포용하는 매개체로서 개인신용평가를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신용점수제, 빅데이터 기반의 비금융정보 활용 등 다양한 개선방안을 추진 중이다.

먼저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신용등급이 아닌 신용점수제를 모든 금융권으로 확대한다. 현재 CB사는 개인의 신용을 점수로 매긴 뒤 등급화(1~10등급)해서 금융사에 제공하지만, 앞으로는 신용점수(1~1000점)만 산출하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신용점수가 600점인 고객과 664점인 고객은 현행 신용등급체계에서는 같은 7등급이지만 신용점수제에서는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특히 600점인 고객은 1점 차이로 6등급이 되지 못했더라도 금융사에서 자체 평가를 통해 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 등을 해줄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이를 통해 대출심사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이른바 ‘문턱 효과’가 사라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7등급 상위에 몰려 있는 약 240만명이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하게 되면서 연 1% 포인트 안팎의 금리 인하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CB사의 평가 기준도 개선했다. 그동안 CB사들은 저축은행, 캐피털 등 제2금융권을 이용하면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해 은행 대출 고객에 비해 신용점수를 크게 떨어뜨렸다.

그러나 앞으로는 제2금융권을 이용했더라도 대출금리가 낮다면 신용점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는다. 카드사에서 연 6% 이하 금리로 돈을 빌린 고객과 은행 대출을 받은 고객의 연체율에 큰 차이가 없는데 단순히 업권을 이유로 신용점수에서 차별을 주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에서다.

금융위는 상호금융·보험·카드·캐피털 고객 중 94만명의 신용점수가 평균 33점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외에도 금융당국 및 금융권은 연체이력 정보 활용기간 단축, 소비자에 대한 신용평가 결과 설명·통지의무 강화,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신 파일러(Thin Filer) 대상 신용평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만 이 같은 대안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기준 마련 및 조속한 관련 법 개정이 절실하다. 현재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인신용평가체계의 책임성·투명성 제고를 골자로 한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으나 여야 정쟁으로 인해 뒷전으로 밀려 국회에 계류 중이다.

윤상용 조선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용등급제 도입 시 등급의 경계선에 있던 이들의 불이익은 조금 줄어들겠지만, 점수를 구간별로 나눴던 것을 다시 점수화하는 것이 과연 큰 차이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신 파일러를 위한 대안 서비스 역시 어떤 사람에게는 맞고, 어떤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 경우가 있어 주먹구구식으로 쓰이지 않도록 일괄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신용정보법 개정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신용정보법 개정 지연으로 개인신용평가에 있어서 빅데이터 활용이 제약되고 있다. 비유하자면 빅데이터가 석유인데, 이를 활용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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