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 동아시아 최대 명절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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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진·응웬티탐·손일연 기자
입력 2019-09-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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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의 중추절, 말레이시아의 '문케이크 페스티벌'

  • 베트남 '뗏쭝투', 일본 '오츠키미'


한반도에서 추석은 설날과 더불어 최대의 명절이다. 단오와 정월 대보름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잊혀 가고 있지만 추석만큼은 여전히 명절이다.

한반도에서 ‘추석’을 지냈다는 기록은 기원전 40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삼한시대에서부터 출발한다. ‘가배’ 혹은 ‘한가위’ ‘중추절’ 등으로 불리며 오늘 날까지 이어져 왔다.

음력 8월 15일을 명절로 삼는 것은 우리 뿐만 아니다. 가장 가까이는 중국이 있고 한자·유교문화권인 베트남, 대만도 추석을 쇤다. 각종 기념일을 양력으로 바꿔 추석마저 양력 8월에 지내는 일본에도 음력 8월15일에 달맞이하는 풍습은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 달맞이와 월병

추석은 중국의 중요한 전통 명절 중 하나이고 중추절(中秋節), 추절(秋節), 단원절(团圆节)등 여러 이름으로 부른다. 그 중에서 중추절이 가장 보편적인 명칭이다. 중추절이라 불리는 이유는 예로부터 가을을 초추(初秋), 중추(中秋), 종추(終秋)로 나누는데 음력 8월 15일은 가을의 한가운데이기 때문이다. 중추절은 설날, 청명절, 단오절과 함께 중국의 4대 전통명절로 꼽힌다. 2008년 이후에 중추절은 법정공휴일로 지정됐다.

중추절의 가장 대표적인 놀이는 달맞이이다. 옛날에 달맞이는 주로 달에 제사를 지내는 것으로 진행했다. 달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차리는 제사상은 향초를 피우고 갖가지 음식을 놓는데 단합과 화합을 상징하는 월병(月餠)이나 수박 같은 둥근 과일을 놓는다. 수박은 연꽃처럼 모양을 내 제사상에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제사를 지낸 후 월병은 모든 가족 인원수대로 똑같이 잘라 나눠먹는 풍습이 있었다. 요즘에는 제사보다는 온 가족들 모여서 달을 감상하는 것이 더욱 일반화됐다. 음력 8월 15일 저녁의 둥근 달은 1년 중 가장 아름다운 보름달이다.

그리고 한국의 추석 때 송편을 떠올리듯이 월병은 중추절에는 꼭 먹는 음식이다. 전통적인 월병은 밀가루에 설탕, 달걀, 물엿 등을 섞어 반죽하고 안에 팥이나 말린 과일, 견과류 등으로 만든 소를 넣어 만든 것이다. 동근 월병을 온 가족이 함께 둘러 앉아 나누어 먹는 것은 가족의 단합과 화목을 상징한다.
 

베트남의 추석 모습[사진=게티이미지]


▲ 베트남 추석 (뗏쭝투)은 어른이날이다!

같은 중국 문화권을 가지는 베트남은 추석 명절을 맞이한다. 하지만 동아시아와 달리 베트남 추석이 대명절이 아니기에 공휴일이 없어 평상시처럼 사람들이 근무한다.

베트남 추석은 음력 8월 15일을 뗏쭝투(Tet Trung Thu)라고 부른다. 베트남의 추석인 전통풍습은 오래부터 지냈고 서로에게 마음을 담긴 선물을 주면서 한 농사철의 수확에 대한 감사제를 드린 것이다. 옛날에 베트남인들은 낮에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내고, 밤에는 상을 차려 놓고 달을 본다는 전통 풍습이 있었다. 추석 때 베트남인들은 추석 떡, 월병, 과자, 과일 등 다양하고 여러 색깔이 있는 음식을 먹는다.

현재 베트남 추석은 과거와 많이 달리 특별한 어린이날의 기념이라고 한다. 이 날에 바쁜 한 해에 부모가 시간이 내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날로 정한다. 베트남 부모가 아이들이 갖고 싶은 선물을 주면서 모처럼 행복한 시간을 같이 보낸다. 그래서 베트남의 추석 때 주로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주는 행사와 축제가 곳곳에 펼쳐져 어린이들이 눈에 띈다. 또한 추석을 위한 특별시장은 많이 열리는데 이 시장에 어린이들을 위한 선물과 장난감으로 가득 차 있다. 엄마 손에 이끌려 원하는 장난감을 가리키면서 사달라고 하는 모습이 희한하지 않다.


▲일본 오츠키미와 초키미 당고

메이지유신 이후 음력 대신에 양력을 채택한 일본은 양력 8월 중순의 일주일간을 오봉이라 부르며 추석을 대신한 명절로 삼고 있다.

그러나 ‘오츠키미(お月見)’라고 해서 음력 8월 15일 보름달을 맞아하는 풍습은 여전히 남아 있다. 란 ‘‘오츠키미’는 ‘달을 바라보다’라는 의미다. 이날 일본에서는 집에 참억새를 장식하고 달을 감상하면서 ‘초키미 당고’를 먹는다.

일본의 달 구경은 ‘달에게 풍작을 감사하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일본식 송편인 초키미 당고는 보통 쌀가루를 반죽하여 동그랗게 만들어 쪄내고, 팥앙금이나 깻가루, 콩가루를 묻혀 먹는다.

츠키미 풍습 중에는 '오츠키미도둑(お月見泥棒, おつきみどろぼう)'라고 해서 아이들을 위한 것도 있다. 신사에 바친 츠키미당고나 밤, 풋콩, 토란 등을 어린이들이 몰래 가져다 먹는 것인데 쇼화시대 풍습이라고 한다. 요즘은 일본판 할로윈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말레이시아의 추석 '문 케이크 페스티벌'[사진=게티이미지]


▲말레이시아 '문 케이크 페스티벌(Mooncake)'

화교(華僑)들이 많이 사는 말레이시아도 추석을 명절로 지낸다. 이슬람교도들이 대부분인 관계로 휴일이 아니지만, 쇼핑몰 센터에서 특별히 꾸미며 과자나 식품을 많이 판매하는데 한자로 ‘중추절(仲秋節)’이라고 하거나 ‘문 케이크 페스티벌‘라고 부른다. .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추석에 가족들이 모여 풍성한 작물의 수확을 축하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월병, 호두 등 음식 종류를 준비해 제사를 지낸다.

특히 케이크의 13개를 피라미드 모양으로 배열해 친척들에게 선물로 보내는 풍습이 있다. '문 케이크 페스티벌'이라는 이름도 여기서 유래됐다. 현지인들에 따르면 문케이크는 "만족한 해"가 되라는 의미라고 한다.

▲ 필리핀 올세인츠데이(All Saint’s Day)

기독교 국가인 필리핀에서도 추석은 있다. 필리핀의 추석은 11월 1일로 다른 동아시아권의 추석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 이름도 ‘올세인츠데이(All Saint’s Day, 모든 성자들의 날)’라고 불린다.

‘올세인츠데이’는 말 그대로 종교적인 의미와 문화적인 의미를 다 가지고 있다. 이날 필리핀 사람들은 가족들이 함께 모여 조상들의 묘소에 성묘를 간다. 날짜는 조금 다르지만 성묘를 한다는 점에서 유교식 전통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또 찹쌀밥과 코코넛, 설탕 등을 바나나 잎에 싼 전통음식 수만(Suman)을 만들어 나눠 먹기도 한다. 모양과 재로는 다르지만 필리핀식 송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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