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기피, 적자... 우버이츠 한국 철수의 세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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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19-09-1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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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버이츠, 10월 15일 한국 서비스 중단... 업계 경쟁심화, 배달원의 기피, 본사 대규모 적자 등이 원인

음식 배달대행 플랫폼 우버이츠가 오는 10월 14일 국내 서비스를 중단한다. 한국 서비스를 개시한지 약 2년만이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기존 사업자의 벽을 넘지 못한데다가 배민커넥트, 쿠팡이츠 같은 신규 경쟁 서비스가 등장함에 따라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한국 사업을 철수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배달원의 우버이츠 기피, 본사의 적자에 따른 관련 사업 정리 등도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우버이츠는 9일 고객들에게 발송한 이메일에서 "고심 끝에 우버이츠 국내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10월 14일까지 우버이츠 플랫폼을 정상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버이츠는 이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음식점의 음식을 집으로 배달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과 달리 일반 이용자가 음식을 배달해주는 중계인(배달원)으로 참여해 관련 수수료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게 특징이다. 이점에서 부릉 등 전문 배달대행 서비스와 계약해 배달원을 확보한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과 차별화된다.

2014년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우버이츠는 2017년 8월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 시장 진출 전에 이미 전 세계 27개국 100여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후 서비스 권역을 서울 전역과 인천, 성남 일부 지역으로 확대했다. 지난달 기준 서비스 참여 음식점도 2400여곳을 확보했다.

갑작스러운 서비스 중단 발표이지만, 배달 업계 관계자들은 우버이츠의 한국 시장철수는 예상된 수순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투잡' 개념의 배달 서비스를 지향하는 우버이츠의 비즈니스 모델이 전업 개념의 배달 서비스가 주류인 국내 시장 환경과 거리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초기 우버이츠는 배달 1건당 지급하는 수수료를 경쟁 서비스보다 30%가량 높게 책정하는 등 배달원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이 성과를 거둬 타사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배달원 상당수를 우버이츠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

문제는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음식을 전달받기 전까지 배달원에게 배달 목적지를 알려주지 않았던 것에서 일어났다. 해외에선 배달원들이 본업이 있고 부업으로 배달원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처음부터 배달 목적지를 알려주지 않아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반면 국내에선 많은 배달원이 배달을 본업으로 하면서 배달 효율성 향상을 위해 묶음 배달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묶음 배달이란 근처에 모여 있는 배달 건수를 한 번에 모아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배달 목적지를 알려주지 않으면 이러한 묶음 배달이 불가능하고, 때문에 높은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업 배달원들이 우버이츠를 기피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배달원들의 기피로 인해 서비스 규모를 확대할 시기를 놓쳤고, 높은 수수료로 인한 적자가 누적되어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버 본사가 역대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한 것도 한국 시장 철수의 한 이유로 거론된다. 우버는 지난 2분기 52억4000만달러(약 6조25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영업이익을 내기 힘든 사업을 전 세계 지사에서 하나둘씩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우버코리아는 우버이츠의 국내 사업을 중단하는 대신 우버블랙, 우버택시, 인터내셔널 택시 등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버이츠 한국 진출 2주년 이미지.[사진=우버이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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