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지감수성 뭐길래 안희정 유죄 갈랐나? "피해자 입장 중요"vs"개념 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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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9-09-1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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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징역 3년6개월이 확정된 가운데 판단 근거가 된 성인지 감수성에 관심이 쏠린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9일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특히 대법원은 안 전 지사가 범행 당시 도지사의 위력을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도 성인지 감수성 법리에 따라 피해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판단했다.

성인지 감수성은 성별간 차이로 인한 일상생활 속에서의 차별과 유·불리함 또는 불균형을 인지하는 것을 말한다. 성범죄 사건 등 관련 사건을 심리할 때 피해자가 처한 상황의 맥락과 눈높이에서 사건을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다.

성인지 감수성이 성범죄 사건의 새로운 판단 기준으로 떠오른 것은 '미투(Me too·나도 당행다)'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4월이다.

당시 대법원은 학생을 성희롱해 해임된 대학 교수를 복직시키라고 판단한 2심을 깨고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당시 대법원은 하급심 판단에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됐고, 피해자의 2차 피해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법원의 판단에도 불구하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성인지 감수성의 개념이 구체적이지 않고 명확하지도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안 전 지사의 1·2심 재판부 모두 성인지 감수성을 적용해 판단을 내리는 과정을 거쳤는데도, 성범죄 피해자로서의 김씨 행동을 두고는 현저한 입장 차를 보인 점은 성인지 감수성 개념의 추상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안 전 지사 사건을 계기로 다소 불명확한 개념인 성인지 감수성 법리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법조계에서 제기된다.
 

수행비서 성폭행, 안희정 징역 3년 6개월 확정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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