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브랜드, ‘中턱’ 넘는다①] “中 1억명 해외직구족 주목”…한류타고 中거대 플랫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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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신보훈 기자
입력 2019-09-1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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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 교두보로 전세계 밀레니얼 공략

  • 왕이·알리바바 등 中 이커머스 업체 크로스보더 시장 경쟁 치열

  • K-브랜드, 현지화·맞춤형 서비스 및 한류·콘텐츠 인지도 제고 필요

사드(THAAD) 사태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던 K-브랜드가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과 한류 바람을 타고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힘을 실었다. 문 대통령은 태국·미얀마·라오스 등 동남아 3국을 순방하면서 한류 열풍과 중견·중소기업 브랜드 확산을 연결 지어 ‘코리아 세일즈’에 적극 나섰고 완판을 이끌었다. 인지도 및 브랜드 파워 부족으로 국내외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어온 K-브랜드의 고충을 한류로 정면 돌파하자는 구상이다. 아주경제신문은 포화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역직구 시장에 진출하며 전 세계 무대에 출사표를 던진 K-브랜드와 교두보 역할을 하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시장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K-브랜드가 한류 열풍을 타고 중국 거대 플랫폼을 노리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 성장으로 판로확대에 숨통이 트인 국내 기업들은 좁은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역직구 시장에 진출하며 K-팝을 등에 업고 전 세계 밀레니얼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나섰다.

K-브랜드들은 전 세계로 통하는 중국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시장을 교두보로 삼고 있다. 10일 치안쯔안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에서 발표한 ‘중국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산업 발전형태 및 산업계획연구보고’에 따르면, 2013년 중국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규모는 2조7000억위안 수준이었으나, 매년 빠르게 증가세 보이며 2018년에는 9조1000억위안에 달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중국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규모는 10조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는 하이타오족(해외직구족)은 K-브랜드의 집중 타깃 대상이다. 지난해 말 중국 하이타오족은 1억명을 돌파했다. 내년까지 매년 5000만명의 중국 소비자가 하이타오족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추정되며, 2020년엔 2억명을 넘길 것으로 분석된다.

크로스보더 방식을 가장 선호하는 중국 소비층은 젊은 여성층이다. 아이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해외직구 이용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73.6%로 남성의 비율(26.4%)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24세 이하의 젊은 소비자가 55.6%로 해외직구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K-뷰티 시장에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하 부산외국어대 중국학부 교수는 “과거 중국은 철도 하나를 두고 사람과 화물이 경쟁했지만, 이제는 고속철도가 엄청나게 깔리면서 일주일씩 걸리던 물품 배송시간이 2박3일로 줄어 들었다. 중국 (유통시장의) 구매력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이라며 “중국에서 혼자 사업하기는 어렵다. 결국 파트너가 중요하다. 중국 파트너에게 기술과 시장을 배우고, 실력을 키우려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3~2019년 중국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규모 및 증가 속도 예상.  (단위 : 조 위안)[표=코트라, 치안쯔안산업연구원]

◆ 경쟁 치열한 中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 

왕이(网易), 알리바바(阿里巴巴) 등 중국 내 상품을 전용으로 전자상거래를 운영해 오던 업체들도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사업에 뛰어들면서 해외직구 플랫폼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란 서로 다른 국경에 속하는 거래 주체가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결제하고, 크로스보더 물류를 통하여 제품을 배달해 거래를 완료하는 국제 비즈니스다. 

이 플랫폼들은 해외 상품을 플랫폼 내에 입점시키고, 구매 주문이 들어오면 지정된 지역의 보세물류창고나 해외로부터 배송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런 무역방식은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정보 네트워크를 통해 상담 및 기타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시간을 절약하고 거리의 차이를 효과적으로 단축해 기업의 생산, 재고, 물류와 자금 등 각 분야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는 기업에 국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경로를 넓혀주고, 기업 간 상호 이익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며 “소비자들에게는 품질이 우수하고 가성비가 높은 제품을 구매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므로 활용도가 무궁무진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은 상위 1위부터 5위가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현지 조사 업체 Analysys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티몰국제(天猫国际·점유율 31.7%) △왕이카오라(网易考拉·점유율 24.5%) △하이둔 글로벌(海囤全球·점유율 11.5%) △웨이핀국제(唯品国际·점유율 9.7%) △아마존(亚马逊·점유율 6%) 순이다. 

중국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은 합종연횡을 거듭하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왕이카오라를 20억달러(약 2조3900억원)에 인수했다. 2015년 설립된 왕이카오라는 모기업 넷이즈(왕이)의 지원을 통해 설립 1년 만에 중국 해외직구시장 내 해외직구 규모 1위로 급부상했으며, 지난해 중국 해외직구 시장에서 전체 거래액 가운데 27.1%를 차지했다. 알리바바가 왕이 카오라를 매수하면서 해외직구 시장에서 점유율은 50%를 넘겼다.

지난해 4분기 크로스보더 소매 전자상거래(B2C) 시장점유율. [표=코트라, Analysys]

◆ 왕이그룹 카오라 성공 이유 주목…“현지화·맞춤 브랜드만이 살 길”

중국 현지에서는 왕이카오라 입점 후 성공 이유를 ‘구매자의 신뢰’로 꼽았다. 왕이카오라는 온라인 해외직구의 서비스 및 신뢰도 개선을 위해 배송 과정을 정확히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대부분 개인 및 소규모 전문 구매 업체가 해외에서 직접 제품을 구매해 중국 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데, 제품의 품질과 수량을 보장할 수 없는 데다가 가짜 제품을 섞어서 파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병희 코트라 상하이무역관장은 “중국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시장은 더 많은 해외 브랜드가 합작, 대리 등의 방식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면서 “현지화에 알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브랜드는 점차 중국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크로스보더 전사상거래는 점차 선두 기업에 집중될 것이며, 선진문화 공급선을 확보하고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만이 시장에서 생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류 및 다양한 콘텐츠 영향력을 활용한 인지도 상승도 주요 과제다. 한국의 코스메틱 브랜드 ‘레시피(RE:CIPE)’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카오라는 중국 후난 TV의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서 스타 연예인 구리나자가 레시피의 투명 선 스프레이를 사용한 것을 계기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공격적으로 이를 알렸고, 카오라에서 레시피 선 스프레이 판매량은 전년 동기 70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김성애 코트라 베이징무역관 과장은 “중국의 대표적인 해외직구 플랫폼 왕이카오라(網易考拉) 관계자가 ‘한국 제품과 브랜드가 잘 알려지지 않아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제품을 직구하는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면서 “우리 기업은 새로운 중국 해외직구 소비층을 확보하는데 중점을 두고 브랜드 구축과 품질 및 A/S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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