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600만 소상공인·1450개 전통시장 변화 지켜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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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국 기자
입력 2019-08-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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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밀알이 되는 우리 600만 소상공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은 21일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그리고 전통시장 종사자들이 경제활동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이사장은 "600만 소상공인과 1450개 전통시장의 지원 기관인 소진공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전통시장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소상공인들이 매출 확대와 비용 절감을 통해 성장하고, 고용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책적인 집행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은 "우리 경제의 밑바탕을 이루는 600만 소상공인과 1450개 전통시장의 지원 기관인 소진공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전통시장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

소상공인 정책에 대해선 "과밀화와 유통환경 변화의 2가지 구조적 특징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취업자 중소상공인 비율은 25.4%로 유럽연합(EU) 15.5%, 일본 10.4%, 미국 6.3%에 비해 경쟁이 심한편이다.

그는 "온라인 쇼핑과 대형마트, 해외소비도 크게 늘고 있어 소상공인 매출의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소진공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경영안정을 뒷받침하고 구조를 개선하는 데 공을 많이 들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진공의 기금 운용규모는 2조 5000억원으로, 융자사업에 2조원, 경상보조사업에 4500억원 규모로 지원되고 있다"며 "융자는 자금과 담보가 부족한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3%이내의 금리로 업체당 3500만원 내외로 지원되고 있다"고 했다. 

경상사업은 전통시장의 화재 방지와 시설 현대화 지원, 시장 활성화를 위한 온누리상품권 발행, 상인 교육, 청년상인 육성, 소상공인의 ‘창업→성장→재기 등’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자금, 컨설팅 및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특히 전통시장 분야에서는 전통시장에 한정하지 않고 주변 상권까지 포함해 전통시장 활성화를 도모하는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2022년까지 30곳)’를 중점 추진하고 있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효과적 지원을 위해 전국 60개 지역에 지원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기금의 융자사업과 전통시장 지원 사업 등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사업자를 선정하고, 집행 상황도 매일 점검하고 있다. 

다음은 조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문재인 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 분야를 독립된 정책분야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자영업 혁신성장 종합대책'을 마련하면서 자영업·소상공인 분야를 독자적 업무 영역으로 선언했다. 이는 자생력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경제 활동 종사자의 36.2%를 담당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분야에 보다 정책적 우선 순위를 두고 예산을 배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이해한다. 지난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 출범과 청와대 자영업비서관 설치, 올해 중기부 예산이 10조3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5.9% 대폭 증액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전통시장의 환경 개선과 상인들 교육, 생활혁신형 창업자의 지원, 유통·판로 확보 지원 등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고, 소상공인 역량 강화를 위한 차별화된 맞춤형 정책 추진을 내용으로 한 '소상공인·자영업 기본법' 제정 등 제도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1인가구 확대 등 등 유통환경 변화에 따른 전통시장 활성화 전략은? 

"1인 가구 확산, 온라인 소비트렌드 등으로 유통시장이 온라인으로 이동했지만, 전통시장은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으로 운영되는 실정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0조5682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1조5555억원(17.3%) 늘었다. 온라인쇼핑 월별 총 거래액은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10조원대에 진입한 뒤 올해 2월을 제외하고 매달 10조원이 넘는 거래액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11조2446억원으로 월별 역대 최고 거래액을 기록했다. 

아울러 전통시장 방문 고객층은 주로 고령층인데, 이용고객의 연령대를 확대해야 한다. 젊은 상인과 소비자를 전통시장으로 이끌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유통의 기본이 되는 배달 서비스를 보다 현실화해 적용한다든지, 다양한 상품 판매행사를 강구한다든지, 온라인 또는 현장 중계를 통해 전통시장의 상품과 서비스를 홍보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 

- 전통시장의 가격표시제도 추진하고 있다던데?

가격표시제는 표준화된 유통 서비스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들이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정노동’에 대한 불편함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다. 현재 부산 괴정골목시장과 서울 화곡본동시장 등은 가격표시제를 전면 실시하고 있다. 

가격표시제의 정착을 위해 전통시장에서는 ‘시장매니저’라는 담당인력이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돕고, 공단에서는 우수사례를 많이 발굴·홍보해 자발적인 제도 정착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 창업시장은 창업 만큼 폐업률도 높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소상공인·자영업자는 대부분 생활과 밀착된 서비스업 중심으로 종사하고 있으며, 서비스의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 경기에 민감한 상황에 놓여 있는 특징이 있다. 생활혁신형 창업분야에서의 3년 후 생존율은 40% 수준에 머물 정도로 경쟁이 심한 상황이다. 정부와 공단에서는 신사업창업사관학교의 상권분석, 비즈니스모델 검토, 점포체험 등 5개월 교육을 통해 ‘준비된 창업’을 지원한다. 

소상공인의 재기가 필요한 경우 전업을 지원하는 희망리턴패키지, 재창업패키지 사업도 지원한다. 희망리턴패키지는 폐업 소상공인에 컨설팅과 재기교육 등을 지원해 안정적 폐업과 임금근로자로의 전환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는 7033명이, 올해는 2만5000명이 희망리턴패키지를 지원받는다. 재창업패키지는 비과밀 업종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폐업자·업종전환 희망자에게 ‘교육과 멘토링’을 연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6000명에게 도움을 줄 예정이다." 

-10인 이하의 인원으로 제조업에 종사하는 소공인을 위한 지원은? 

"소공인은 제조업 중 10인 미만으로 구성된 업체로, 전체 제조업(41만개) 중 81%를 차지한다. 이들은 금속가공(18%), 식료품(15%), 기계 및 장비(12%), 의류(7%) 등 업종에 주로 분포돼 있다. 소공인들은 국내 제조업의 성장 기반이었으나, 도심과 주변에 위치하면서 소음과 분진 등 환경문제를 유발한다는 이유로 그 역할과 중요성이 저평가되고 있다. 중기부와 공단에서는 소공인들에 대해 기술개발(39억원), 판로 확대 지원(85억원) 등을 시행하고 있다. 

소공인 집적지에 특화센터를 통해 교육, 컨설팅, 시제품 제작 등을 지원(130억원)하고 있으며, 공동장비 활용·협업화(115억원)를 지원하고 있다. 향후에도 소공인 지원 예산을 크게 늘리도록 중기부와 재정당국과 협의해 나가는 한편, 소공인들에 대한 환경 방지 시설 구축 지원 등 신규 예산 소요도 획기적으로 반영해 소공인들의 존립과 발전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발전 방안을 제시해 달라

"소상공인은 변화하고 있다. 영세 소상공인들끼리 협동조합을 만들어 새로운 분야와 업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예컨대, 서울디지털인쇄협동조합은 조합원 5명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21명으로 성장한 협동조합이다. 일반 인쇄와 디자인, 인터넷 업무를 결합해 신시장을 개척하고, 매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협동조합은 단순 협업 형태가 아니라,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디자인 접목 인쇄, 시의성 있는 캐릭터 봉투 개발 등 새로운 업무 분야를 개척하는 형태로 성장·발전하고 있어 상당히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협동조합 활동이 작은 분야여서 숫자로 보면 미미해 보이지만, 혼자라면 불가능한 분야의 업무와 매출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굉장한 의미를 갖고 있다. 협동조합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업무 분야 중 하나로 꼽는 이유다. 앞으로 서울디지털인쇄협동조합처럼 평등한 구조와 명확한 업무분장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내고, 각자의 장점은 더욱 부각시켜 규모의 경제를 이뤄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다.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그저 지원만을 바란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들을 때도 있지만, 실제 현장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1913광주송정역시장처럼 기존 전통시장 상인과 청년 상인들의 화합으로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지역 관광명소로 떠오른 사례들이 지역별로 많이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단순히 어릴 적 추억에, 우리네 이웃이기 때문에 이들을 응원해야 한다는 것보다는, 변하고 있는 우리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일단 직접 이용하며 변화를 체감하는 과정에서 판단해 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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