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는 진화 중...폴더블폰·5G 변화는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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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9-08-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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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인업 재정비로 시장 돌파구 마련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출시한 지 어느덧 10년이다. 신제품 출시가 수익을 담보하던 때는 지났다.

그 동안 스마트폰 보급률은 극에 달했고,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업체 간 차이도 줄었다. 삼성전자가 최근 갤럭시 라인업 정비에 나선 이유다.

◆후발주자에서 퍼스트무버로...폴더블폰 시장 연다

삼성전자는 지금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스마트폰 후발주자였다. 갤럭시S를 처음 선보인 것은 2010년 6월이다.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된 지 3년이 지나서였다. 삼성전자는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전략을 통해 삼성전자는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는 끊임없는 기술 혁신 노력과 물적·인적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삼성전자는 매년 상반기 '갤럭시S', 하반기 '갤럭시노트' 이렇게 두 개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중저가 스마트폰을 내놓긴 했지만 대부분 신흥국이 타깃이었다. 이후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업체들이 가격 대비 높은 성능(가성비)를 내세워 공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
 

지난 4월 공개된 '갤럭시A80'은 후면부 카메라가 전면부로 회전하는 '로테이팅 카메라'가 최초로 탑재됐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중저가라인을 확대·재편하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보급형이었던 갤럭시 J시리즈와 On시리즈는 M 시리즈로 통합됐다. 작년 9월부터는 중저가 라인업에 신기술을 가장 먼저 도입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후면 트리플(3개) 카메라를 처음 탑재한 '갤럭시A7'과 세계 최초 후면 쿼드(4개) 카메라를 적용한 '갤럭시A9', 후면부 카메라가 전면으로 회전하는 로테이팅 카메라가 탑재된 '갤럭시A80'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중저가 모델은 고가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비해 가격이 3분의 1 수준이지만 기술적인 면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새로운 수요를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가성비로 약진하고 있는 중국업체들과 차별화 포인트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포문을 연 패블릿(스마트폰+태블릿) 시장에서도 제2의 도약을 시작한다. 오는 23일 출시하는 '갤럭시노트10'은 노트 시리즈 최초로 6.3인치, 6.8인치 두 가지 크기로 나온다. 6.3인치는 전작인 '갤럭시노트9'뿐 아니라 '갤럭시S10플러스'와 '갤럭시S10 5G'보다 작은 크기다. 이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갤럭시노트10 [사진=삼성전자 제공]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19'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갤럭시노트 고정 팬들 중에 좀 더 작은 사이즈의 제품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펜은 쓰고 싶은데 큰 화면이 부담돼 갤럭시노트 구입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여성들과 유럽 지역에서 작은 사이즈 스마트폰과 펜의 조합을 원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작은 사이즈 출시로 인해 큰화면으로 대표되던 갤럭시노트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삼성전자는 작은 화면과 S펜의 조합이 신규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9월에는 완전히 새로운 폼팩터(제품형태)인 갤럭시폴드가 시장에 나온다. 고동진 사장은 "혁신 요소가 많아서 갤럭시폴드 가격이 비싸게 책정되겠지만 포트폴리오상 갤럭시폴드가 갤럭시노트보다 높다고 볼 수 없다"며 "가격은 나중에 내려올 수도 있으므로 새로운 폼팩터의 출시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결국 폴더블폰이 최상위로 올라가 갤럭시폴드, 갤럭시노트, 갤럭시S, 갤럭시A, 갤럭시M 순의 라인업을 구축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스마트폰 침체...새 폼팩터와 5G로 타개

한 때 삼성전자 실적의 한 축을 담당하던 스마트폰 사업은 최근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판매가 늘었음에도 수익성은 되레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 IM부문의 영업이익은 3조8300억원으로, 2018년 상반기 6조4400억원, 2017년 상반기 6조1300억원, 2016년 상반기 8조2100억원에 비해 반토막 났다.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정체되고 중저가 라인이 확대된 탓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는 유지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되면서 모든 스마트폰 업체들이 어려워진 데 따른다. 하지만 연간 3억대 판매는 이루지 못했다. 2013년 이후 처음이다. 2위인 화웨이와의 격차도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1억5000만대에 못 미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2년 연속 판매량이 3억대 아래에 머물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자료=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3억대' 판매는 지켜낸다는 각오다. 고동진 사장은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시장점유율은 생명이고 수익은 인격"이라며 "생명과 인격 모두 중요하지만 우선 생명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점유율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익을 내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고 사장은 "중저가 A시리즈에서도 수익을 내는 게 무선사업부의 과제"라면서 "올 하반기에는 반드시 수익을 내야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신기술과 5G 시장에서 찾고 있다. 최근에 스마트폰은 플래그십과 중저가 간의 차이가 없어지면서, 업체간 기술 차이도 없어진 상태다. 폴더블폰은 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폰이다. 삼성전자가 그 선봉에 서있는 만큼 시장의 관심은 높다.

갤럭시폴드는 갤럭시S·노트보다 가격이 2배 정도 비싸게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갤럭시폴드의 가격이 240만~260만원대로 책정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다만 갤럭시폴드의 경우 수익적인 면에서 도움이 되기까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9’에서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당초 갤럭시폴드 출시가 예정됐던 지난 4월 삼성전자가 예상한 물량은 100만대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결함 등의 발견으로 인해 출시가 5개월 정도 지연되며 수량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고동진 사장은 "(당초 계획했던 100만대보다) 수량이 줄었다"면서 "최선을 다 하겠지만 일정도 그렇고 100만대에 못 미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시도이다보니 폴더블폰 출시가 수월하지 않지만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접으면 일반 스마트폰과 비슷한 사이즈이지만 펼치면 갤럭시노트가 제공하는 확장감·몰입감 그 이상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5G 시장에 가장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 올해 갤럭시S10을 시작으로 갤럭시노트10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뿐 아니라 중저가 라인에도 5G폰을 출시해 5G 주도권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고동진 사장은 "피처폰 때부터 '월드 퍼스트'에 드라이브를 걸었는데 20년 가까이 하다 보니 결국에는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좋은 제품과 좋은 사용자경험, 의미 있는 혁신을 달성하면 시장과 고객은 우리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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