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SOC로 표심 잡아라...덜컥 믿고 투자했다간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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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9-08-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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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 지역구 움직임이 분주하다. 철도 등 각종 SOC 사업을 앞당기기 위해 구 주도 하에 단체 행동에 나서는 등의 모습이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노선은 예타 조기 완료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구 의원들이 “GTX-B노선 예타 조기완료 예정” 등의 현수막을 내걸며 본인들의 치적인양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SOC 사업은 지역에 호재가 돼, 집값 상승세에 불을 지핀다. 그러나 다수 전문가들은 총선을 앞둔 선심성 공약을 덜컥 믿고 투자에 나섰다가는 후회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11일 은평구는 구 주도하에 신분당선 및 서부선 조기착공과 함께 신사고개역(고양선) 신설을 요구하는 주민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은평구는 “50만 구민들은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선 및 서부선 경전철의 조기착공과 고양선 신사고개역 신설을 위한 대대적인 지지서명을 전개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염원을 정부와 서울시에 강력 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가 서명운동에 선두에 선 것은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선이 지난 5월 예비타당성 조사 중간점검에서 교통수요가 낮아 사업추진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며 주민들의 반발이 커서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사업의 예타 중간점검 결과 경제적 타당성(B/C)이 낮아 사업 추진이 곤란하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최종 예타 결과는 올해 연말쯤 나올 예정이다.

구민들은 이번에는 구청장이 발 벗고 나선만큼 실현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을 중심으로 정치적 쇼잉이라는 비판도 상당하다. 한 구민은 “은평구를 비롯해 서대문구 등 관련 구 주민들이 작년 11월 ‘서부선 조기 착공을 위한 1만 서명 운동 서명부’를 국토부, 서울시 등에 발송했었다. 그때는 잠자코 있다가 총선이 다가오니 갑자기 서두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 주민들은 총선 전 목소리를 모으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총선 전 지역 의원들에게 압박을 넣어야한다는 셈법이다. 양천구에서는 '신정차량기지 이전 촉구를 위한 주민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서명운동 주최측은 “각 지역마다 자기 지역의 현안을 챙기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도 바로 지금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신분당선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박순자 현 국토교통위원장(자유한국당 소속/경기 안산시 단원구을)이 지역구 최대 SOC사업인 ‘신안산선’ 착공을 앞두고 국토위 자리를 고수하면서 당내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안산과 서울을 잇는 광역철도 노선인 신안산선은 수년간 지지부진했으나 이달 중 착공을 앞두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둔 박순자 의원으로서는 신안산선 착공식에 국토교통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유권자들에게 존재감을 알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실제 SOC 사업은 지역구 민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김포도시철도가 차량 결함 등의 이유로 개통이 미뤄지자 지역 사회가 들끓은 것도 한 사례다. 김포한강신도시총연합회는 시민 1000여명이 참석한 집회를 지난달 열고 김포시 선출직 공직자의 전원 사태를 요구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러니 일부 지역에서는 SOC사업을 본인들의 치적으로 내세우기 바쁘다. GTX-B(수도권광역급행철도)노선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조기 완료된 것으로 알려지자, 송도 등 인천 곳곳에는 선출직 공직자들이 현수막을 내거는 등 총선 전 민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SOC 사업은 집값 상승과 밀접해, 지역주민들의 최대 관심일 수밖에 없다. 지역구 의원들이 표심을 잡기 위해 SOC사업을 들먹이는 일은 총선 때마다 되풀이되는 광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총선 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듯 잠잠해진다. 공약 등을 덜컥 믿고 투자했다가는 낭패 보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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