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방에 울린 새벽전화에도…고진영, 웃으며 가볍게 ‘컷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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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민교 기자
입력 2019-08-1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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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2R 4타 줄여

  • 컷 탈락 위기서 45계단 껑충 ‘10위권’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이 올해 첫 고국 무대 컷 탈락 위기를 가볍게 넘기며 ‘예선 통과’ 목표를 달성하고 활짝 웃었다.
 

[경기가 풀리지 않아도 웃음을 잃지 않은 고진영의 모습. 사진=KLPGA 제공]


고진영은 10일 제주 오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아 4언더파 68타를 쳤다. 대회 첫날 1오버파 73타로 부진해 공동 56위로 출발하며 컷 탈락 위기까지 몰렸던 고진영은 중간합계 3언더파 141타를 기록, 순위를 40계단 이상 끌어올렸다.

고진영은 이날 6타를 줄이며 깜짝 단독 선두로 올라선 유해란(10언더파 134타)과 7타 차이가 나지만, 대회 마지막 날 비바람이 예보돼 있어 날씨 변수에 따라 스코어가 요동칠 경우 우승까지 도전해볼 수 있는 분위기를 잡았다.

10번 홀(파4)에서 출발한 고진영은 전반에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이븐파를 만든 뒤 후반 5~7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몰아쳐 단숨에 3타를 줄였다. 이날 그린적중률을 77.8%를 기록하며 아이언 샷 정확도가 좋아진 것이 주효했다.

이날 오전 조로 먼저 경기를 마친 고진영은 “어제보다 잘 치려고 노력했는데 오늘 좋은 스코어를 내서 기분이 좋다”며 “생각보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최선을 다해 열심히 쳤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고진영은 “예선 통과가 목표였는데 예선 통과를 할 수 있게 돼 기쁘고 내일 하루 더 칠 수 있어 정말 좋다. 국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다행이다”라며 “(갤러리의) 힘든 발걸음에 조금이라도 보답을 해드리고 싶어서 굉장히 열심히 쳤던 것 같다”고 만족했다.

고진영의 그린적중률이 높아진 것은 시원하게 날아간 티샷 덕분이었다. 그는 “어제보다 드라이버 거리가 잘 나간 것 같다”며 “어제보다 일관성 있게 나갔고, 그래서 두 번째 샷을 편하게 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즌 초보다 오히려 거리가 더 늘어나고 있는 비결에 대해서도 “스윙보다 근육량과 민첩성, 순발력 등 더 중요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사실 고진영의 이번 고국 나들이는 체력과의 싸움이다. 최근 2주 동안 프랑스와 영국을 오가며 메이저 대회를 2주 연속으로 치른 뒤 곧바로 제주 땅을 밟았다. 빡빡한 일정에 시차적응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진영은 “2주 연속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하니까 에너지 소모가 두 세 배는 더 드는 것 같다”라며 “추운데 있다가 더운 곳으로 와서 근육이 풀어져 피로가 더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진영이 유일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수면시간. 하필이면 숙소에서 단잠을 자야 하는 새벽 시간에 고진영의 호텔방으로 잘못 걸린 전화까지 울려 잠을 설쳤다. 고진영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시차적응이 더 늦나 보다”라며 “어젯밤 피곤해서 10시쯤 일찍 잤는데 새벽 1시쯤 방에 전화가 와서 깼다. 중국인인 것 같았는데 잘못 거신 것 같았다. 그래서 새벽 3시까지 잠을 못 자고 뒤척였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고진영은 이틀 내내 피로한 기색 없이 미소를 잃지 않았다. 보기로 타수를 잃었을 때도 오히려 밝은 표정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고진영은 “한국에 와서 특별히 더 웃은 건 아니다. 미국에서도 비슷하게 하는데 카메라가 더 많이 비추다 보니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며 “조정민 선배도 친하고 캐디백을 매준 후배도 기특하고 그래서 재밌게 치다 보니 밝은 표정이 나온 것 같다”고 가볍게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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