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홍콩 시위 두고 기싸움 가열...전직 홍콩주재 美총영사도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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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8-1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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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영사 신원공개는 비열…사과해야"

최근 미국과 중국이 '홍콩 시위 배후론'을 두고 또다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전직 홍콩주재 미국 총영사와 영국 외무장관도 가세해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커트 통 전 홍콩주재 미국 총영사는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홍콩 매체 대공보가 그 정도까지 할 줄 몰랐다"면서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신문망 등 현지 매체들은 8일 홍콩의 친중(親中) 매체인 대공보와 문회보 등을 인용해 홍콩 인터넷 상에서 홍콩 시위 지도자들과 미국 영사의 사진과 글이 유포됐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 속 인물은 2014년 홍콩의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의 선두에 섰던 조슈아 웡과 네이선 로 등 야당인 ‘데모시스토’ 지도부를 비롯해, 홍콩대학 학생회 관계자 3명이 지난 6일 오후 5시 30분쯤(현지시간) 홍콩 애드미럴티의 JW메리어트호텔 로비에서 한 외국 여성을 만났다. 해당 여성이 홍콩 주재 미국 영사라면서 실명·얼굴 사진과 함께 영사 자녀의 이름을 대공보가 공개했다. 

미국 국무부는 중국을 '깡패 정권'이라고 맹비난했고 홍콩 주재 중국 외교부 사무소는 곧바로 성명을 통해 미국 국무부 대변인의 발언을 '미국의 흑백을 뒤집는 강도 같은 논리'라고 반박하는 등 양국 간 갈등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통 전 총영사는 3년 재임 동안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틀 안에서 홍콩의 '자유'가 점점 더 위협받고 있다고 수차례 공개 경고하는 등 중국 중앙정부와 맞선 바 있다.

도미니크 랍 영국 신임 외무장관 역시 전날 홍콩 행정 수반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과 첫 전화 통화를 갖고 폭력 자제를 촉구하는 한편 평화 시위에 대해 지지를 표했다고 SCMP가 전했다.

영국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랍 장관은 모든 측의 폭력행위를 규탄했고, 평화롭게 시위할 권리에 대해선 강조했다"면서 "수십만 홍콩인들은 자신들의 의사 표현을 위해 시위라는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수의 합법적 행동에 폭력이 가려지면 안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SCMP는 이 발언이 캐리 람 장관에게 폭력 자제를 촉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외무부는 또 "랍 장관이 홍콩 주권을 중국으로 반환하는 내용이 남긴 영국·중국공동성명에서 홍콩에 보장한 고도의 자치에 대한 영국의 지지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 대한 영국의 약속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 시위 사태가 두 달째 이어지면서 홍콩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상황이 이대로 계속되면 중국 정부도 좌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과격화 양상을 주도하는 일부 시위대를 겨냥했다. 

또 그는 사회 혼란으로 악화되는 홍콩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대담한' 조치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오는 13일 행정회의를 소집해 일련의 대책을 내놓겠다고 부연했다. 
 

홍콩 시민들이 9일 홍콩 국제공항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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