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 영ㆍ프ㆍ독 넘어 동유럽 오피스까지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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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9-08-0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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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상반기 프랑스 오피스빌딩에 투자 가장 많아

  • 체코, 오스트리아 등 동유럽에도 눈독

  • 오피스빌딩에 투자 가장 많이 한 상위 10개 기업 다수 증권사

 

금액은 과대계상될 수 있다. 예컨대, 2000억원의 빌딩을 매입하는데 국내 투자자 3개 기관이 참여했을 경우 3개 기관 모두 2000억원씩 금액이 잡혀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오피스빌딩 시장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투자가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선진 서유럽을 넘어 그간 외면해 온 오스트리아, 체코 등 동유럽으로까지 손을 뻗치는 추세다. 제한적인 국내 오피스빌딩 시장을 벗어나 비교적 경쟁이 낮은 동유럽 시장으로 차츰 접근하고 있는 셈이다.

유럽 오피스빌딩에 가장 많이 투자한 우리나라 상위 10개사를 보면 대부분이 증권사다. 삼성생명, 하나금융그룹, 한화투자증권 등 상위 3개사의 투자금액만 무려 6조원이 넘는다. 정부가 초대형 투자은행(IB)을 독려한 데 따라 대형화한 증권사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한몫했다.

8일 글로벌 종합부동산서비스 회사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 오피스빌딩에 투자한 우리 기업 상위 10개사의 총 투자금액은 13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상위 3개사가 투자한 금액만 무려 6조원을 웃돈다. 

금액 기준 투자 비중을 보면 프랑스가 57.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영국(22%) 등 순이다.


 

Outbound(유럽) 오피스빌딩 투자 국가별 분포 [출처: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 코리아]


◆ 이젠 프랑스가 유럽 경제 중심...체코 등 동유럽 투자도 봇물

올 상반기 프랑스 빌딩에 대한 투자 바람이 거세게 분 데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영향이 컸다. 앞으로는 영국이 아닌 프랑스가 유럽 경제의 중심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브렉시트 여파로 작년 한 해에만 HSBC, JP모간 등 33개 대형 금융회사 사무실이 런던에서 파리로 이동했다.

진원창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 코리아 리서치 팀장은 “브렉시트 이슈로, 프랑스 자산에 대한 투자가 유행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6월 프랑스 파리에 있는 크리스탈파크 빌딩(약 4만3999㎡)을 9193억원에 인수했다. 미래에셋대우도 프랑스 파리의 랜드마크인 마중가타워를 약 1조810억원에 사들였다. 프랑스 서부 상업지구인 라데팡스 지구의 랜드마크 빌딩인 마중가타워는 프랑스 전체에서 네 번째로 높은 빌딩이다.

주목할 점은 우리 기업들이 동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점이다. 투자 비중(금액)을 보면 올해 상반기 체코 6.7%, 오스트리아 5%, 폴란드 2.2%를 기록했다. 작년 한 해 이 세 나라에 대한 투자 비중은 폴란드가 2.4%로 그나마 가장 높았던 점에 비춰, 올해 들어 투자가 봇물을 이룬 셈이다.

하나금투는 체코 프라하에 있는 오피스빌딩(3만9999㎡)을 2139억원에, KTB투자증권은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오피스빌딩을 3918억원에 인수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체코 프라하 발트로브카 복합 단지 내 오피스 빌딩(7만6498㎡)을 약 3198억원에 사들였다.

이렇듯 국내 기업들이 동유럽 오피스빌딩에까지 눈독을 들이는 것은 가치가 오른 서유럽에 비해 동유럽 오피스빌딩은 상대적으로 가치 대비 수익률이 우수해서다.

진 팀장은 “작년만 해도 영, 프, 독처럼 서유럽 큰 도시의 안전자산을 위주로 투자하는 경향이었으나, 유럽시장에 대한 투자 노하우와 경험이 쌓이면서 동유럽 대형 오피스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또 서유럽 내 경쟁이 치열해지며 자산들의 수익률이 낮아지자, 비교적 도시 규모가 크고 오피스시장이 발달한 체코 프라하 등에 대한 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 상위 3개 기업 유럽에 투자한 돈만 6조 웃돌아

우리나라 기업 중 올해 상반기 유럽 오피스빌딩에 가장 많이 투자한 기업은 삼성증권으로, 총 2조4193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하나금융그룹(2조33억원), 한화투자증권(1조8198억원), 국민연금(1조6566억원), 삼성생명(1조5000억원), NH투자증권(1조4504억원), 마스턴투자운용(1조1255억원), 베스타스자산운용(7835억), 대신증권(5986억), KTB투자증권(3918억) 등 순이다. 상위 3개 기업이 투자한 돈을 합치면 6조원이 넘는다.

눈여겨볼 점은 상위 10개 기업 중 다수가 증권사라는 점이다. 증권사들이 대형화되면서 투자 여력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국내 오피스빌딩만으로는 펀드 등 상품의 수익률을 맞출 수 없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진 팀장은 “작년에 우리나라 오피스빌딩 시장이 호황이긴 했으나 수익률이 높은 물건들이 한정적이어서 해외 시장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환차익도 영향을 미쳤다. 유럽의 경우 오피스빌딩에서 수익이 4%가량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환차익까지 더해 5.5%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환 프리미엄이 있는 유럽에 투자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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