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패닉에 부동산·채권형 펀드로 뭉칫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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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19-08-0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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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증시가 패닉 양상을 보이면서 안전자산인 부동산과 채권형 펀드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격화되는 무역분쟁에 금융 시장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되면서 앞으로도 안전자산 선호 심리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투자금 채권형·부동산펀드로 피난
 
6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채권형펀드(448개) 설정액은 올해 들어 전날까지 13조6941억원 늘었다. 국내채권형펀드(271개)로 10조5414억원, 해외채권형펀드(177개)에는 3조1527억원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부동산 펀드(62개)에는 1조1582억원이 유입됐다. 국내 부동산펀드(21개)에 들어온 돈은 2605억원, 해외부동산펀드(41개)에 유입된 돈은 8977억원이다.
 
반대로 주식형펀드에서는 투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949개)에서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5286억원이 유출됐다. 해외 주식형펀드(775개)에서 빠져나간 돈은 2조954억원에 달한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탓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저마다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과 600선이 깨졌고 원·달러 환율은 1200원을 넘어섰다. 국고 3년 금리도 1.25%까지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지난달 30~31일 중국 상하이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열렸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트럼프 도널드 대통령은 중국에 추가 관세 폭탄을 예고했고 중국 역시 미국산 농산물 구매 중단으로 사실상 보복전에 나섰다. 위안화 가치가 크게 절하되자 미국은 의도적으로 하락을 유도했다며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 정세도 좋지 않다. 얼마 전 일본은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수출절차 간소화 대상) 제외를 결정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도 다시 부각됐다. 북한이 지난달 25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한 데 이어 31일 함경남도 호도반도 일대에서 신형 탄도미사일 2발을 쏘아 올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불확실성 증대에 당분간 안전자산 쏠림 지속 전망
 
금융시장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되면서 앞으로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주가지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아서다. 대외적인 정세가 나아질 기미가 없고 국내에도 주가지수를 떠받칠 만한 호재가 마땅치 않다. 국내 기업이익이 가파르게 줄었고 신라젠 임상 실패 등으로 인한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도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잠재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낮춰 잡았다.
 
전상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지수 회복이 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현금 비중을 확대하고 호재성 뉴스를 기다리는 것이 상책"이라며 "호재로 기대할 만한 이벤트는 연방준비위원회의(Fed) 완화적인 통화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호재성 뉴스가 나올 수 있는 21일(FOMC 의사록 공개)과 22일(파월 의장 연설 예정)전까지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김일구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번 트럼프의 초강수는 내년 대통령 일정을 감안해 길게 보고 내린 포석일 가능성이 크다"며 "주식시장의 조정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전선을 미국 금리에 국한하지 않고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대립하는 환율까지 넓힌 것을 보면 파월이 마음만 바꿔먹으면 해결될 일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조심스럽지만 이 기회를 노려 '저가 매수'를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코스피 적정한 투자 구간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8~1.2배 구간에 있었다"며 "한국 주식시장에서 PBR 0.9배 이하 매수는 높은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우려와 달리 반도체가 빨리 선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적으로 기업이익 하향 국면이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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