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환율전쟁' 대응"…시장 안정 나선 中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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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8-0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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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인민銀, 오는 14일 홍콩서 중앙은행증권 발행 예고

  • 中, 위안화 고시환율 또 올려...역외시장서 투기 억제 의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결국 환율로까지 확전하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다시 한번 환율 안정 의지를 보였다.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해 위안화 절상을 유도하는 동시에, 위안화를 절하해 고시한 것이다. 이는 중국이 역외시장에서 나타날 지나친 투기 행위를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6일 홈페이지를 통해 "홍콩 위안화 채권의 수익률 곡선을 개선하기 위해 오는 14일 홍콩에서 300억 위안(약 5조1468억원) 규모의 환율 안정 채권인 위안화 중앙은행증권(Central Bank Bill)을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홍콩 시장에서 3개월 기한의 위안화 중앙은행증권 200억 위안 규모, 1년 기한 중앙은행 증권 100억 위안 규모를 각각 내놓는다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이 앞서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5월 등 세 차례에 걸쳐 각각 200억 위안 규모의 위안화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했고, 지난 6월에도 300억 위안 규모의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했다. 

중앙은행증권은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일종의 단기채권으로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장치다. 홍콩의 위안화 유동성을 흡수해 홍콩 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절상을 유도하려는 움직임이다.
 

[사진=인민은행 캡처]

하지만 인민은행은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하겠다고 밝힌 직후 기준환율 고시를 통해 위안화를 절하 고시했다.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해 위안화 절상을 유도하면서도, 시장의 흐름을 역행하지 않는 선에서 위안화를 절하 고시해 역외시장에서 지나친 투기 움직임을 막으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이 미국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7위안 선 아래로 떨어지는 '포치(破七)'를 사실상 용인했지만 위안화가 급격히 절하되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평가 절하와 자본 유출의 악순환으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에 따르면 쑹궈유 상하이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부주임은 "개발도상국인 중국에 장기적인 위안화 가치 절하는 매우 큰 위험을 초래하고, 자금 유출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이에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무역전쟁 보복 카드'로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강(易綱) 인민은행장도 전날 성명을 통해 "중국은 책임감 있는 대국으로써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의 정신을 따른다"면서 "시장이 결정하는 환율 시스템을 지키고 경쟁적인 환율 절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5일 위안화 환율이 2008년 5월 이후 11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 선을 돌파하면서 중국은 달러당 위안화 가치가 7위안 아래로 떨어지는 ‘포치(破七)’를 사실상 용인했다.  이에 미국 재무부는 지난 1994년 클린턴 행정부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함으로써 중국은 미국의 직접적인 경제적 제재를 받는다. 미국 기업들의 투자가 제한되고, 환율조작국의 기업이 미국 조달시장에 진입하는 것도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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