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와 '대화' 시그널 동시 보낸 미국…ARF에서 비건-최선희 만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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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9-07-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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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미국이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의 행보에 대해 '경고'와 '대화' 시그널을 동시에 보내고 있다.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한 북한 실무자에 대해 독자 제제를 가하는 한편 내달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거론하며 조속한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재촉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29일(현지시간) 베트남에서 외화벌이를 해온 북한 군수공업부 소속 인사 1명을 제재했다.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베트남에 기반을 둔 대량살상무기(WMD) 기관 대표 제재'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 조선노동당 산하 군수공업부 소속 김수일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재무부에 따르면 김수일은 군수공업부와 연계된 경제·무역·광업·해운 관련 활동들을 수행하기 위해 2016년 베트남 호치민시에 배치됐으며, 올해 초까지 무연탄과 티타늄 정광 등 북한 내 생산품을 수출해 정권에 외화를 벌어다주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일에 대한 제재 발표는 북한이 지난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닷새만이다. 재무부 제재 대상이 되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시민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북한의 대미압박 행보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김수일이 고위 인사가 아닌데다 북한 국적자가 미국 내 자산을 보유하기가 쉽지 않아 실효성이 적다는 점에서 미국이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위해 제재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같은날 폼페이오 장관은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주관 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비핵화할 준비가 됐다고 반복해서 말해왔다"면서 "이제 비핵화 약속을 실행할 시간이다. 우리가 이를 달성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ARF 외교장관 회담 일정을 거론하며 "우리가 큐빅 퍼즐(Rubik's Cube)을 풀 수 있도록 실무협상을 곧(very soon) 다시 시작하길 희망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해온 더 밝은 미래를 얻을 수 있도록 그가(김정은) 그의 길을 분명히 보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ARF를 언급하며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재차 피력한 것은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ARF 외교장관회담 불참을 통보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때문에 리용호 외무상의 참석 여부와 별개로 깜짝 실무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이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ARF에 북한 리용호 외무상 대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파견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최선희 부상은 지난해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도 등 협상 과정에 깊숙이 개입해 온 인물이다.

만약 최선희 부상이 참석한다면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함께 본격적인 북·미 실무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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