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中 ‘일국양제 원칙의 마지노선’, 어떤 의미가 담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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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9-07-3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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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이 22년 만에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폭력사태로 번진 홍콩시위에 대한 엄중 대처 방침을 밝혔다. 특히 기자회견에 언급된 ‘일국양제 원칙의 마지노선’에 담긴 의미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은 30일부터 미국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이틀간 고위급 무역협상에 돌입한다. 하지만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다. 화웨이 등 기존 무역 이슈 이외에 홍콩시위 등 정치문제까지 겹치면서 양국이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이 1997년 영국이 홍콩을 반환한 이후 처음으로 홍콩 내정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홍콩 시위에 대해 엄포를 내렸다.

양광(楊光) 홍콩·마카오판공실 대변인은 29일 기자회견에서 “법치는 홍콩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핵심 가치이며, 홍콩의 번영을 지켜주는 초석”이라고 강조하며 “소수의 사람들이 제멋대로 짓밟는 것을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홍콩 시위에 대해 으름장을 놨다.

그러면서 최근 격화된 홍콩 시위 폭력행위가 홍콩의 법치와 사회질서를 해치고 있고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의 마지노선을 건드렸다고 언급했다.

또 홍콩 반환 이후 중앙정부는 시종일관 ‘일국양제’, ‘홍콩인에 의한 홍콩 관리’ 등의 방침을 고수하며 홍콩인들에게 합법적으로 전례 없는 폭넓은 권리와 자유를 누리게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홍콩 반환 이후 중국이 ‘중국 중심주의’를 다양한 방식으로 주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8주째 이어진 홍콩시위는 중국의 ‘일국양제’ 원칙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했고, 대표적인 평화시위였다. 그러나 최근 경찰과 시위대의 잦은 충돌로 유혈사태가 일어났고, 흰옷을 입은 괴한들이 시위대를 구타하는 ‘백색테러’까지 발생했다. 그런데도 중국과 홍콩 내 친중파 의원들은 민심과 동떨어진 채 ‘일국양제 위반’만 외친다.

‘일국양제’의 사전적 의미는 하나의 국가, 두 개의 제도. 즉,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하나의 국가 안에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라는 서로 다른 두 체제를 공존시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현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하나의 국가 ‘일국’만 강조하며 홍콩 내 반중(反中) 세력을 억압하고 있다. 양 대변인이 언급한 ‘일국양제 원칙의 마지노선’은 결국 ‘일국’을 중시하는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의미가 아닐까.

 

9일 베이징에서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양광(楊光) 대변인이 기자회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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