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 You! 아베] 한국경제 근본적 체질 바꾸고 재도약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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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기자
입력 2019-07-2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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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ㆍ일 양국 경제는 '샴쌍둥이'처럼 상호 의존적인 구조

  • 일본 경제보복은 한국 돌아 일본 피해 부르는 치명적 부메랑

  • 한국 경제구조 혁신…소재ㆍ부품산업 경쟁력 강화 계기로

  • 대기업-중소기업 상생ㆍ협력 강화 '새로운 100년' 설계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한국 때리기’ 종착역은 어디일까. 과연 그 진정한 의도는 무엇일까.
일본이 '안보'라는 군색한 이유로 사실상 한국과 경제전쟁을 선포한 데에는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주진 정치부장]

◆‘한국 때리기’...아베의 자충수=

하지만 아베 총리의 ‘한국 때리기’는 일본에게 치명적인 부메랑이다. 한일 양국 경제는 ‘샴쌍둥이’처럼 상호 의존적인 구조다. 일본 정부가 보복조치를 취하면 한국 경제의 피해가 다시 일본 경제 피해로 이어진다.

만약 우리나라가 일본의 수출규제품목에 대한 국산화 혹은 수입선 변경을 추진해 성공한다면 일본으로서는 상당한 무역 손실을 입는다.

이미 일본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작년부터 무역수지 적자 상태다. 지난해 일본의 연간 무역수지는 1조2천30억엔 적자다. 올해 상반기 역시 8천888억엔의 무역수지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자유무역으로 지금의 부를 축적한 일본이 보호무역으로 회귀하면서 미래성장 동력을 스스로 정지시켰다는 지적이다.

 

[사진=인터넷]



더 나아가 한국 제품을 수입해서 중간재, 혹은 최종재로 쓰는 전 세계 경제가 연쇄적으로 공급 차질을 겪게 된다. 한국의 반도체 생산라인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출하량이 줄어들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고, 이는 결국 서버와 스마트폰, PC, 가전제품에도 영향을 미쳐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특히 세계 반도체의 60%를 소비하는 중국과 세계 ICT제품의 최대수요자인 미국이 메모리가격 상승의 폭탄을 안게 된다.

전병서 경희대 교수는 일본 경제보복 해결 방안으로 미국과 중국의 힘을 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피해보면 일본을 가만둘 수 없다. 남의 칼로 적을 치는 차도살인(借刀殺人)의 묘수를 짜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아주경제 ]


또한 일본의 수출규제는 극우주의 아베 정권의 반역사적이고 후진적인 정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얼토당토 않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세계 자유무역질서를 흔들었다. 흑자국이 적자국에게, 그것도 자국의 수입이 아닌 수출을 규제하는 방식으로 보복조치를 취한 경우는 드물다.

아시아 국가들에게 씻을 수 없는 전쟁범죄를 자행한 메이지시대를 예찬하며 전쟁가능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 평화헌법을 바꾸겠다는 아베 정권의 야욕은 스스로 야만국가임을 자인하는 꼴이 됐다. 게다가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서도 피해자의 개인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의 의식과 행태는 인권과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것이다.

일본은 오는 10월 반세기 만에 일왕 즉위식이라는 대대적인 외교 이벤트를 치른다. 아베 총리는 일왕 즉위식에 대해 헌법 위반 논란을 무릅쓰고 국가예산을 지원하는 등 공을 쏟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 수출 규제 도발이 세계 경제에 연쇄 파장을 일으킨다면 일본은 글로벌 리더국가들의 축하사절단을 맞이하지 못하는 부담을 질 수 있다. 대한경제보복은 아베 내각이 자초한 자충수다.

 

,[연합뉴스]


◆ 日경제보복, 韓경제체질 바꾸는 소중한 밑거름 계기=

반면 우리에게는 이번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 경제는 지난 50년간 눈부신 고속성장을 이뤘으나 가마우지 경제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한국 기업들이 소재와 부품을 수입해 중간재나 완성품을 생산해 팔면 이익의 큰 몫을 일본 기업들이 차지했다. 일본이 일부 부품 공급만 제한했는데도 우리 경제가 휘청거리는 구조적 결함을 드러낸 것이다.

이번 수출 규제 보복을 계기로 정부와 기업들은 현실을 냉정히 직시하고, 품목별·기업별 재고 상황이나 설비 증설 계획, 연구개발(R&D) 진척상황 등을 점검했다. 이는 향후 기업들의 수입선 다변화와 국내 부품·소재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소중한 자산이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당청 연석회의에서 “이번 일을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고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면서 “이번 추가경정예산(추경)뿐 아니라 2020년도 예산에도 소재, 부품, 장비산업의 능력이 근본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대규모 지원책을 담아 지금까지 폐쇄적으로 운영됐던 수직계열화 체계를 개방되고 활기찬 생태계로 바꿔가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또 한편으로는 이번 위기를 계기로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이 좀 더 유연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노동제도의 경직화 등으로 성장잠재력이 떨어지고 기업 투자가 감소하며 경제 불안이 가중되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한시적이지만 소재·부품개발 기업에 대한 조세 감면, 근로시간 연장 등을 시행하고, 규제자유특구를 지정하는 등 규제완화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소재 부품 국산화 개발을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새로운 상생 협력 모델도 모색되고, 변화 속에 숨어있는 기회를 감지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 내는 기업가정신도 다시 붐업될 것이다. 이제는 경제정책을 신산업 발전과 투자 활성화 우선으로 바꾸고, 정부와 기업이 함께 분발해 경제구조 혁신과 자립을 서두르고 국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한국인의 DNA는 강철이다. 펄펄 끓는 용광로 속에서 쇠는 세찬 담금질을 거쳐 더 강해진다. 일본발(發) 악재 덕분에 한국경제가 해묵은 체질을 바꾸고 새로운 100년을 향해 재도약할 기회를 얻었다. 이 얼마나 기막힌 '나비효과'인가.  "생큐~! 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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