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중국인 기자의 '한국 이동통신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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쑹여우첸(宋莜茜) 기자
입력 2019-07-1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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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2004년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그 당시에는 한국과 중국의 휴대전화 시스템이 달라서 중국의 휴대전화를 한국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다. 수 개월간 머무를 것을 고려해 휴대전화 매장에서 수 만원을 지불하고 중고 휴대전화를 구입했었다. 흑백 액정인 삼성 애니콜 폴더 폰이었는데, 중고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구식은 아니었다. 한국인들은 새로운 모델을 좋아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휴대전화가 낡기 전에 싼 값에 가지고 있던 것을 팔고 새 것을 구입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당시 한국의 새로운 휴대폰은 컬러 액정에 화음 벨소리, 초고화소 카메라까지….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던 휴대폰 기능들은 15년 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최신 과학기술이었다.

같은 해, 중국의 많은 캠퍼스에서는 주로 랜선을 이용한 네트워크 접속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필자가 살던 베이징의 집은 오래된 지역이라 광대역 케이블이 제때 업그레이드 되지 못했고, 심지어 전화선을 이용해 번호를 눌러 인터넷에 접속하던 상황이었다. 반면, 서울 도심 대학 캠퍼스에서는 인터넷 접속을 위한 무선 설비를 사용하고 있었다. 학교 기숙사에서는 무선신호장치를 임대해 줌으로써 와이파이 기능이 없는 PC를 가진 학생도 쉽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이유를 궁금해 하는 나에게 한 한국인 친구는 이렇게 설명해주었다. “서울의 거주환경은 복잡해서 실내에 인터넷 선을 설치하기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아예 한 번에 처리한다는 생각으로 개인 단말기에 무선 네트워크 접속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번에 처리한다는 생각, 그것은 한 걸음 앞서나가는 생각이기도 했다. 당시 한국 휴대폰 시스템이 중국과 달랐던 점은 중국의 주류 이동통신업체들은 대부분 글로벌 이동통신 시스템(GSM)을 사용하고 있던 반면, 한국은 코드분할다원접속(CDMA)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GSM이 제공하던 최초의 모바일 인터넷 경험은 분명 그 세대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추억이었다. 또 다른 한국 친구가 했던 말도 인상적이었다. 사진을 찍으려면 카메라를 쓰고 음악을 들으려면 MP3로 듣고 인터넷에 접속하려면 컴퓨터를 사용하면 되지, 왜 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휴대폰이 필요하냐는 것이었다. 스마트폰이 가져온 편리함에 익숙해진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웃음이 나오는 질문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바로 이 같은 끊임 없는 생각이 이후의 발전을 촉진한 것이다.

한때 GSM에 압도 당했던 CDMA는 3G시대에 세계적인 주류 표준이 되었고, 이로 인해 한국은 어떤 의미에서 상당한 기회를 선점하게 되었다. 사회생활에 있어 항상 ‘빨리 빨리’를 추구했던 한국인들이 인터넷 세계에서도 앞서 나가게 된 셈이다. 십 수 년 전 ‘세계에서 인터넷 속도가 가장 빨랐던’ 한국은 쉼 없이 초고속 인터넷, 최신의 설비를 추구했고, 이는 또한 한국의 전자산업이 10년 간 안정적으로 세계 선두를 지키게 하는 배경이 되었다.

2013년 초, 필자는 다시 한국을 찾았다. 당시 중국은 4G 서비스를 제공 중이었지만 실제 주고 받는 것은 여전히 3G신호였다. 하지만 한국에서 새 휴대폰을 구매했을 때, 없는 곳 없던 LTE 4G 표지는 그야말로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휴대전화 요금제를 선택할 때, 4G가 아닌 저렴한 요금제를 찾는 필자를 보며 매장 직원이 웃기도 했다. “지금은 전부 4G입니다. 과거로 돌아가는 법이 어디 있나요?” 4G는 확실히 더 빨라진 속도를 제공했다.

그러나 기술의 세대교체는 단지 ‘더 빨라졌다’는 간단한 의미가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가능해진 인터넷 쇼핑과 배달 주문, 동영상 시청과 모바일 결제…. 과거에는 어려웠던 기술들이 어느새 일상이 되었고, 나아가서는 대대적인 인터넷 경제와 생활방식의 변혁을 가져온 것이다. 5G 기술개발에서 선두를 점한 것은 중국이다. 그러나 지금껏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해온 한국 사업가들은 일찍이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시범적으로 5G서비스를 선보였고, 이어 2019년 4월에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5G 상용화 서비스를 개시했다. 한국 네티즌들의 5G 사용 체험기를 보면 인터넷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5G 네트워크가 보급된 이후 새로운 경쟁과 새로운 변혁이 다가올 것임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급하게 서두르면 뜻하는 바를 이루지 못한다(欲速則不達)’는 말이 있다. 그러나 순간 순간 변하는 정보의 시대에서는 ‘서두르면 오히려 일찍 이룰 수 있다’는 인식이 무한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냈다. 흑백 액정을 컬러 액정으로 바꾸고 4G에서 5G로 진화한 것처럼, 생활 중 사소한 부분의 변화는 어쩌면 인터넷 경제보다 더 큰 물결을 가져올지도 모른다. 중국 젊은 네티즌의 말을 빌려, 미래에 지금의 역사를 돌아봤을 때 ‘속도라면 사실 5G가 가장 재미 없는 것’이라고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미래가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그 무한한 가능성 때문인 것이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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