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새 수장에 사상 첫 중국인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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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기자
입력 2019-06-2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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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동위 생물학자 출신 전 中농업농촌부 부부장...194개국 중 과반수 얻어

  • 中, 주요 국제기구 수장 잇따라 배출...저개발국의 절대적 '지지'

23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으로 당선된 취동위 전 중국 농업농촌부 부부장[사진=신화·연합뉴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를 사상 처음으로 중국인 수장이 이끌게 됐다. FAO는 세계 130개국에서 600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연간 예산 26억 달러(약 3조원)를 집행하는 유엔 산하의 주요 국제기구 중 하나다.

23일(현지시간) 신화통신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로마의 FAO 본부에서 열린 사무총장 선거에서 취동위(55) 전 중국 농업농촌부 부부장(차관)이 1위를 차지해 FAO의 신임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생물학자 출신의 취 신임 사무총장은 30년 넘게 농업 분야에 몸담아 온 전문가로,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제3세계의 압도적인 지지를 업고 FAO의 새 사무총장으로 당선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는 194개 회원국이 참석한 이날 투표에서 절반이 넘는 108표를 얻어, 유럽연합(EU)의 지지를 받아 71표를 챙긴 프랑스 출신의 카트린느 주슬랭-라넬르 전 유럽식품안전국(EFSA) 국장을 따돌렸다.

미국이 전폭적으로 지지한 다비트 키르발리드체 조지아 전 농업부 장관은 12표를 얻는 데 그쳤다.

당초 사무총장 후보로 나섰던 인도 출신의 후보와 카메룬 출신의 후보는 투표 직전 기권했다.

이번 선거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와중에 치러진 터라, 중국과 미국 사이의 막후 신경전도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취 당선자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그가 사무총장으로 당선될 경우 중국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경쟁자들의 공격을 받자 중국 정부는 FAO의 규정과 규칙을 따를 것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자신이 중국은 물론 유럽과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과학자라는 사실을 내세우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 신임 사무총장은 브라질 출신의 호세 그라치아노 다 실바 사무총장의 뒤를 이어 내달 1일 취임한다.

전 중국관료 출신이 신임 FAO 사무총장으로 당선되면서 중국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에 이어 주요 국제기구의 수장에 자국 출신을 잇따라 배출하게 됐다.

중국은 최근 국제 무대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유엔 산하 기구의 고위직 진출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이번 FAO 사무총장에 중국인이 당선된 것도 중국이 최근 몇 년 동안 아프리카와 중남미에 투자를 늘리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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