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지명 철회에 동력 잃은 기획처…국정과제 추진 빨간불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60123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6.01.23[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대통령이 기획예산처의 첫 수장 후보자로 지명했던 이혜훈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다. 국가 예산 편성과 기획 업무를 담당하는 기획처가 장관 공백 장기화 상태에 놓이면서 국정과제 추진 동력 상실이 우려된다.

25일 청와대는 이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발표했다. 진행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해명되기는커녕 오히려 확대되면서 임명 강행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을 상대로 한 갑질·폭언 논란을 비롯해 인천 영종도 투기 의혹, 수십억원에 달하는 반포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 자녀의 병역·취업 특혜 의혹 등에 휩싸였다. 여기에 장남이 조부와 부친의 영향으로 연세대에 입학했다는 논란까지 더해졌다.

이 후보자의 낙마로 기획처에는 비상이 걸렸다. 부처 출범 초기 핵심 과제인 조직 안정화와 예산 체계 개편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수장 공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획처는 임기근 장관 직무대행 차관 주도로 2027년도 예산안 편성 작업에 돌입했다. 다만 수장 공백이 길어질 경우 장관급 판단과 정치적 조율이 필요한 사안에서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주요 정책 현안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연구개발(R&D)과 인공지능(AI)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세웠다. 대규모 재원을 원활하게 배분하기 위해서는 부처 간 이해관계 조율과 장관의 최종 판단이 필수적인데, 사령탑 부재로 전략적 지출 구조조정의 동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다.

예산편성지침과 재정전략회의 등 핵심 예산 실무 준비 역시 동력이 떨어진 상태다. 기획처는 매년 3월까지 각 부처에 예산편성지침을 통보하는데, 지침 통보가 늦어질 경우 이른바 ‘나눠먹기식’ 요구가 과도해져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올해 경제성장전략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소상공인 생산성 제고와 서민 생계비 경감 정책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29조2000억원이 투입되는 저출생·고령화 대응 과제는 일관성이 요구되는 중장기 사업인 만큼, 장관 부재로 유연한 예산 집행과 물가 안정 등 기민한 대응에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새 후보자 지명과 인사청문회 개최까지 최소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과거 사례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 출범 당시 장관 후보자가 사퇴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주도권을 둘러싼 부처 간 갈등이 심화된 바 있다. 이로 인해 핵심 법안 처리가 반년 이상 지연됐다.

2000년대 초반 기획예산처 장관이 부재했을 당시에도 대규모 국책사업 타당성 검토가 늦어지며 해당 연도 예산 집행률이 예년보다 3~5%포인트 하락한 사례가 있다.

기획처는 26일 확대간부회의를 여는 등 업무 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획처 관계자는 “기획예산처 전 직원은 경제 대도약과 구조개혁을 통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민생 안정과 국정과제 실행에 차질이 없도록 본연의 업무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며 “새해 업무 개시일에 확대간부회의를 연 데 이어 26일에도 임기근 기획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 주재로 확대간부회의를 개최해 주요 업무 추진 상황과 향후 계획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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