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국내 자동차 업계, 하루빨리 '풀가동'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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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9-06-2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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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역설적이지만 계약 취소 건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만난 서울 시내 현대차 판매점 직원의 말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국내에서 팰리세이드를 계약해 대기 중인 물량은 4만대에 육박한다. 이달에 계약하면 빨라야 내년 초에나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오랜만에 온 '성수기'에 함박웃음을 지어야 할 현대차가 오히려 내부 다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태의 원인을 사측은 노조의 적극적이지 않은 증산 합의, 노조는 경영진의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돌리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변하지 않는 사실은 현대차의 판매량뿐만 아니라 수익성 확대에도 크게 기여한 팰리세이드의 공급이 원활치 않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소비자들이 언제까지 관대하게 차가 나오길 기다려줄지 모른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 상태가 더 악화되면 됐지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팰리세이드의 5월 내수 판매(3743대)가 전월(6583대) 대비 43.1%나 급감했다. 이달부터 본격화된 팰리세이드 수출로 인해 내수 공급량이 조정됐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팰리세이드의 적기 공급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라도 빨리 팰리세이드의 공급 계획이 조정돼야 하는 이유다. 사측은 현재 울산4공장뿐만 아니라 다른 공장에서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 측에서는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팰리세이드는 현재 울산4공장에서 전량 생산하고 있다.

이같이 중요한 시점에서 업계는 다시 현대차가 '하투(夏鬪·여름 노동쟁의)'의 난관에 부딪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현대차는 임금·단체협약협상(임단협)에 들어갔다. 노조 임단협 요구안은 기본급 인상(기존 대비 5.8%), 당기순이익 30% 성과급, 정년연장 등이다.

물론 모두 관철되면 좋겠지만, 몇 년째 역성장을 한 현대차로서는 들어주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매출액 대비 인건비가 지금도 가장 높은 수준인데, 수익성이 대폭 오르지 않는 이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로 인한 노사 갈등으로 현대차가 다시 생산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지난 4월, 30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뤄냈다. 임단협 교섭에 들어간 지 단 사흘 만이다. 노사 갈등으로 인한 잡음이 1년 내내 끊이지 않는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업계와는 대조적이다. 1980년대 노사문제로 큰 위기를 맞은 이후 양측 모두 상생 차원에서 협상에 임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매년 여름을 앞두고 전자업계를 아우르는 단어는 '풀가동'이다. 냉장고와 에어컨 등의 성수기를 앞두고 각 공장을 100% 가동한다는 의미에서 사용된다. 바쁠 때는 확실하게 일을 해 회사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다. 올여름에는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차업계의 키워드도 '하투'가 아닌 '풀가동'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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