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권영진 호텔뉴브 대표 "호텔 초보의 용감한 도전이 '가성비 갑' 호텔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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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기자
입력 2019-06-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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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호텔 협업 제의 거절…토종 자존심 담아

  • 좋은 시설ㆍ맛있는 음식으로 1년새 온라인서 입소문

  • 미얀마에도 호텔 운영…내년엔 대마도 선상호텔

권영진 호텔뉴브 대표

평일 객실 가동률은 70%에 달한다. 호텔 부대시설인 레스토랑과 브런치 카페는 늘 북새통을 이룬다. 서울 선릉역에 자리한 '호텔 뉴브' 얘기다. 오픈한 지 갓 1년이 지난 이곳 호텔 뉴브는 인근 주민과 직장인은 물론 여행객에까지 '가성비 갑' 호텔로 입소문이 났다. 
호텔 뉴브가 이처럼 성장한 데에는 권영진 호텔 뉴브 대표이사(53)의 열정, 그리고 애정이 넘쳐나기에 가능했다.
권영진 대표는 호텔 뉴브뿐 아니라 미얀마 라이프 호텔까지 운영하며 글로컬 호텔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 4일 오후 호텔 집무실에서 만난 권 대표는 "호텔을 찾는 고객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물론, 향후 호텔 확장을 통해 순수 국내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히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호텔 운영 전무했지만···타고난 감각으로 '승부수'

권영진 호텔뉴브 대표이사는 호텔 운영 경험이 전무했다. 권 대표의 부친이 하던 섬유업을 물려받아 운영하다가 40대 중반께 정리했고, 제2의 비즈니스를 고민하게 됐다.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이제 어떤 사업을 할까 고민한 끝에 '호텔'을 운영하기로 했죠."

지인은 '무모한 선택'이라며 만류했지만, 권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평소에 호텔에 관심이 많았어요. 운영 경험은 전무했지만, 호텔을 많이 다녀보고 호텔에 관한 책은 모두 섭렵했죠. 업계 관계자도 많이 만나 업계 돌아가는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그렇게 호텔뉴브를 오픈하게 됐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무탈하게 운영해오고 있죠."

◆글로벌 호텔 제의 거절···권 대표의 애정 담긴 토종 브랜드로 성장

호텔을 짓기로 결정했을 당시, 굴지의 글로벌 호텔 브랜드에서 협업 요청을 해왔다. 하지만 권 대표는 모두 거절했다.

"어떻게 보면 무모한 짓이었죠. 호텔의 '호'자도 모르는 내가 유명한 글로벌 호텔 브랜드 제의 요청을 거절하다니요. 기존 글로벌 호텔 체인이 갖고 있는 획일화된 시스템대로 움직이는 게 싫었어요. 저만의 감각을 담고 싶었죠. 그렇게 '뉴브'라는 브랜드로 오픈하게 됐어요."

호텔 규모는 비즈니스급이다. 객실도 150개정도다. 몸집은 작지만 10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볼룸, 두 개의 세미나실, 뷔페레스토랑, 브런치 카페, 스웨디시 마사지숍, 피트니스클럽, 스킨케어숍을 모두 갖추고 있을 정도로 알차다.

객실 타입도 7가지인데다가 객실마다 배치한 소품도 다 다르다. 기존 비즈니스 호텔이 주는 지루함을 호텔뉴브에선 찾아볼 수 없다.

그 덕에 오픈 초기부터 지금까지 부킹닷컴 등 온라인여행사(OTA) 상의 이용객 평점은 9.0(10점 만점) 이상을 웃돌 정도로 '호평일색'이다. 

오픈 초기 호텔을 촬영한 작가가 호텔뉴브를 '가성비 갑' 호텔이라고 극찬했다. 

그도 그럴 것이, 퀄리티 좋은 호텔뉴브의 시설, 그리고 음식을 타 호텔보다 월등히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의 셰프를 영입해 음식 질을 높였어요. 아직 많은 분이 모르시지만 한번 호텔 레스토랑을 찾은 분들은 음식 퀄리티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죠."

권영진 대표는 "호텔 오픈 1주년 됐고, 음식 퀄리티를 비롯해 호텔 시설들이 고객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자신감이 붙었다"며 "이 기세를 몰아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호텔 입지를 더욱 굳혀나가겠다"고 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서울·미얀마 호텔 잇따라 오픈···성인수두 걸려가며 쏟아부은 열정

권영진 대표는 호텔뉴브뿐 아니라 미얀마 양곤에 '라이프 호텔'도 함께 운영 중이다.

"사실 미얀마는 호텔 운영을 하려고 들어갔던 것은 아니었어요. 향후 다른 사업을 하기 위한 발판으로 생각했지요. 미얀마 내 파트너가 운영하던 호텔에 투자자 자격으로 들어가 라이프 호텔 운영을 맡게 됐죠. 물론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뚝심으로 버텼어요."

2014년도부터 공사를 시작했지만 미얀마 특유의 더딘 일처리 때문에 완공일자는 1년가량 지연됐다. 그러다보니 서울 호텔뉴브와 오픈 시기가 겹쳤고, 한 달에 절반은 미얀마, 나머지 절반은 한국에서 살면서 호텔 오픈에 총력을 다했다. 

열정을 갖고 악착같이 버텼지만 체력은 이내 바닥으로 떨어졌다. 

"집을 하나 지어도 십년 늙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미얀마와 한국을 오가다 보니 면역력이 떨어지더라고요. 병원에 갔더니 성인수두라고 하더라고요. 3주간 주변으로부터 격리됐어요. 물론 지금은 회복했지만, 그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우여곡절 끝에 올해 2월에 먼저 오픈한 미얀마 라이프 호텔이 안정기에 접어들 때쯤인 6월, 호텔 뉴브도 오픈했다. 

"호텔뉴브 오픈 행사를 앞두고 인사말 예행연습을 하는데 갑자기 눈물이 솟구치더라고요. 지난날 고생했던 게 주마등처럼 스쳐갔죠. 미얀마부터 함께 고생한 직원도 펑펑 울었어요."

권 대표는 지금도 일주일에 3일 정도는 호텔에서 먹고, 자며 일할 정도로 호텔에 대한 애정이 크다.

야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살며시 나가 편의점에서 커피도 사다 안긴다. 그렇게 직원들과, 고객과 함께 소통하며 오늘도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일하는 권영진 대표다. 

◆가성비·가심비 만족시키는 호텔로 거듭날 것

호텔뉴브는 최근 한국관광공사로부터 3성급을 받았다. 

시설 면에서는 여느 4성급 호텔 못지않았지만, 성급을 높이려면 직원을 현재보다 5명은 더 채용해야 하는데, 이것이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직원을 무리하게 채용해서 높은 등급을 받고 싶진 않았어요. 요샌 고객들도 성급보단 이용후기를 찾아보고 오잖아요. 성급에 연연하지 않고 우리만의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물론 아쉬움은 있어요. 열심히 운영해서 직원을 많이 채용하고, 그렇게 되면 3년 후 등급 재심사를 받을 땐 4성에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하. "

권영진 대표는 올해 판촉 팀장을 새로이 영입했다. 오픈 1주년을 계기로 마케팅에 더욱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호텔뉴브의 비중은 내국인이 5.5, 외국인이 4.5다. 외국인의 경우 중국인 개별관광객이 압도적이다.
의료관광차 입국해 호텔뉴브에 머무는 이도 많다. 지리적 강점 덕에 '학원 특수'를 누리기도 한다. 

"지난해 오픈 직후 뜻하지 않게 학원 특수를 누렸어요. 대치동 학원가와 가깝기 때문이었죠. 여름방학을 맞아 방학특강을 듣기 위해 자녀와 함께 찾는 학부모가 많더라고요. 호텔 오픈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권 대표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빠른 시일 내에 일본 대마도에 선상호텔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고 크루즈선을 매입해 안전하게 정박시킨 후 이를 호텔로 꾸며 운영할 계획이에요. 현재 일본 인허가 절차 마무리만 기다리고 있죠. 빠르면 올해 12월, 늦어도 내년 4월께는 선상호텔 오픈이 가능할 거예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며 매일 새롭게 도약하는 권영진 대표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권영진 호텔뉴브 대표[사진=기수정 기자]

호텔뉴브 원 베드룸 스위트 객실 전경[사진=호텔뉴브 제공]

주황색 소파로 포인트를 준 디럭스 패밀리룸. 주황색은 권영진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기도 하다.[사진=호텔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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