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반 화웨이 전선 한국 참여 공개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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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19-06-0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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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신뢰할 수 없는 통신장비 이용하면 불신 초래"···화웨이 겨냥 발언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페이스북코리아에서 열린 '클라우드의 미래'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도 미국이 추진 중인 반(反) 화웨이 전선에 합류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화웨이 통신 장비를 계속 이용하면 향후 미 동맹국 간 신뢰에 금이 갈 수 있다는 강경한 발언도 함께 내놨다.

6일 주한미국대사관에 따르면,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지난 5일 주한미국대사관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페이스북코리아 사옥에서 개최한 ‘클라우드의 미래(The Future of the Cloud)’ 행사에 참석, 이러한 미국의 뜻을 전달했다.

해리스 대사는 “5G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사이버 보안이 중요해지고 있다. 사이버 보안은 미 동맹국 간 통신 등 안보를 위해서도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이버 보안을 위해 향후 수십년을 내다보고 5G 통신 장비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말한 것처럼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화웨이의) 신뢰할 수 없는 통신 장비를 이용하면 미 동맹국 간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단기 이익 때문에 신뢰할 수 없는 통신 장비를 이용하면 추후 교체에 많은 비용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해리스 대사는 ‘화웨이‘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과 이에 따른 화웨이 보이콧을 감안하면 "신뢰할 수 없는 통신 장비"란 명백히 화웨이를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LG유플러스 등 일부 국내 이동통신사가 화웨이 장비를 계속 이용하는 것에도 한·미동맹을 언급하며 우려를 표했다.

미국 정부 인사가 한국에 공개적으로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정부에 물밑 협조 요청 대신 공개적으로 압박을 가한 것이다.

해리스 대사는 미 태평양군사령부 사령관을 지낸 인물로,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로 꼽힌다. 대중 강경파의 핵심인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해 7월 미·중 무역전쟁을 시작하며 직접 천거했을 정도다. 이번 발언도 지난 2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유럽연합(EU)에 화웨이 보이콧 동참을 요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왔다. 반 화웨이 전선의 핵심이 될 수 있는 EU와 한국에 참여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해리스 대사는 (미국 클라우드 기업을 위해) 클라우드 산업 발전의 장벽으로 작용하는 '데이터 지역화'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지역화란 법이나 규제 때문에 데이터가 특정 국가나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는 "규제 장벽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과 단절되고 있고, 한국 국민들이 클라우드의 세계적 수준 데이터 보호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데이터 지역화를 유도하는 규제를 없애면 한국의 신남방 정책과 미국의 자유로운 인도태평양 정책이 맞물려 뉴욕, 샌프란시스코, 서울, 뉴델리 등이 하나로 연결되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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