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현장 탐방] 공공자전거 회원 100만 시대...서울시민 안전 지키는 무료 자전거교육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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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19-05-2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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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 이용예절, 안전장구 착용법, 자전거 타기, 자전거 수리 등 대상별 맞춤형 자전거 교육 실시

  • 오는 12월까지 서울시내 어린이집, 학교, 복지관, 잠실종합운동장 등서 운영 예정

지난 18일 서울시와 대한자전거연맹이 50여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자전거 시민교육을 진행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 윤지은 기자]

"자전거 운전자 대부분 스스로가 보행자라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자전거도 도로교통법상 차로 규정돼 있어요. 자전거 운전자도 자동차 운전자처럼 교통신호를 준수해야 하고 보행자를 보호해야 합니다. 중앙선 침범도 하면 안 돼요."

따뜻한 날씨에 자전거 즐기기 좋은 계절, 자전거 타는 법을 제대로 배워보겠다는 사람들로 학습 열기가 뜨겁다. 최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직장인들의 여가시간이 늘면서 자전거가 주요 레저활동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막상 자전거 타기를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다. 아직까지도 자전거는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주먹구구'로 배워도 괜찮은 것이란 인식이 강하다. 이에 자전거 안전사고 건수도 크게 늘고 있다. 자전거가 성능 향상으로 시속 30㎞ 안팎의 속도를 낼 수 있게 된 데다 주말이면 자전거길이 붐비는 것도 두루 영향을 줬다. 

서울시는 최근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시민 자전거 학습 프로그램을 마련, 다채로운 자전거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자전거 타기 수요 증가, 자전거 안전 의식 강화, 조기 자전거 타기 학습 필요 등에 따른 것이다.
 
지난 18일 오전 9시 서울시가 대한자전거연맹과 함께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스포츠상가 내 소강당에서 실시하고 있는 '자전거 시민교육' 현장을 찾았다. 토요일 이른 아침인데도 졸린 눈을 비비며 강사 강의에 집중하는 교육 참가자가 정원 50명에 가까운 총 48명이었다.

이날 보호장구 착용 등 이론수업을 전담한 김석원 대한자전거연맹 강사는 "저를 포함한 다섯 명의 강사가 2주 동안 교육을 진행할 것"이라며 "안전사고 없도록 끝나는 날까지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로 강의를 시작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공공자전거 회원 100만 시대를 맞아 안전한 자전거 이용문화를 만들기 위해 '2019년 서울시민 대상 맞춤형 자전거 안전교육'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성인 대상으로는 △자전거시민교육(초급과정) △자전거강사교육(시민강사자격 취득과정) △자전거강사보수교육(자격증 갱신과정) △자전거정비교육 등이 마련됐다. 이날 진행된 자전거 시민교육은 자전거 이론교육 및 상황별 자전거 운전요령, 공공자전거 '따릉이' 이용방법 등 실습 위주의 초급과정으로 연 7회 운영된다.

이론교육은 다소 기초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누구나 알 법한 내용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모르거나 알아도 잘못 알고 있다는 게 김 강사의 설명이다. 교육 참여자들이 지루하게 느끼지 않도록 사진, 동영상 등 시청각물이 여럿 활용됐다. 교육 참가자들은 사고장면 등이 담긴 동영상을 보면서 장탄식을 내뱉기도 하는 등 시종일관 강의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강의 중간중간 궁금증을 이기지 못해 돌발질문을 하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자전거의 정의부터 종류, 자전거 타기가 갖는 장점, 자전거 절도 예방법 등 무수한 정보가 공유됐지만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역시 '안전'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날 강당을 찾은 시민 대다수는 '보다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고 싶다'는 마음에 먼 걸음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강북구 수유동에 거주하고 있는 교육생 김지은씨(27)는 "자전거를 탈 줄만 알지 어떻게 해야 안전하게 탈 수 있는지는 알지 못해 답답했다. 차도에서 자전거를 탈 때는 겁이 나서 항상 끌고 다녔다"며 "자전거 안전수칙을 체계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이제라도 기초부터 다져서 제대로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말했다.

김 강사는 "원칙상 만13세 미만 어린이와 65세 이상 어르신, 그리고 장애인만 자전거로 보도 이용이 가능하다"며 "중학생부터 여기 있는 65세 미만 어른들은 차도에서만 자전거를 타야 한다. 자전거를 탈 때 반드시 안전모를 착용하고 차도 오른편에 붙어 이동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픽시, 전기자전거 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자전거가 생각보다 위험할 수 있다는 점도 참여자들의 주의를 끌었다. 김 강사는 "최근 젊은 친구들이 많이 타는 픽시자전거는 일반자전거보다 제동거리가 5배 이상 길다. 제동장치를 제거하면 몹시 위험한 데다 도로교통법 위반"이라며 "출퇴근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전기자전거는 원동기 장치가 달려 있어서 현행법상 오토바이처럼 이륜차로 분류된다. 술을 마시고 타면 음주운전이고 적발 시 본인이 가진 운전면허가 박탈된다. 면허 없는 사람이 타면 무면허운전"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듣던 한 시민은 "픽시(자전거)는 면허가 따로 없느냐"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김석원 대한자전거연맹 강사가 시민 48명을 대상으로 수신호 등 기초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사진 = 윤지은 기자]

실습수업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이론수업도 '실전 맛보기'에 방점이 찍혔다. 기어변속기 조작, 수신호 등은 물론 'ABC 자가점검'도 언급됐다.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기 위해선 주행 전 타이어 공기압(Air), 브레이크(Brake), 체인(Chain) 등 세 가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자전거 타는 모습을 시연하던 김 강사는 "자전거를 탈 때는 전방주시가 굉장히 중요하다. 장애물을 확인한 후 내가 가야할 길을 보면서 가야 한다"며 "보통 오른손잡이가 오른발 출발, 왼손잡이는 왼발 출발하는데 왼손잡이도 가급적 오른발 출발로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론교육에선 학부모 참여자들을 위한 '학생교육법'도 소개됐다. 김 강사는 "키가 작은 저학년 아이들은 눈에 띄기 힘든 만큼 자전거에 깃발을 하나 꽂아주시는 게 좋다"며 "사고 발생 시 부모와 연락이 되지 않더라도 주변 어른에 도움을 청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사고 낸 사람의 연락처나 차량번호를 확보해둬야 추후 블랙박스 확인이 가능한데, 아이들은 이 부분에 있어 미숙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층 실외교육장에서 이어진 실습은 준비운동과 안전모, 무릎·팔꿈치 보호대 착용부터 차근히 이뤄졌다. 강사들은 총 4개조로 팀을 나눠 교육에 들어갔다. 자전거를 가장 잘 타는 조 1개와 가장 미숙한 조 1개, 중간 정도의 실력을 가진 조 2개로 나눴다는 설명이다. 각 조 강사들은 조원 전체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이후 일대 일 지도편달을 하는 식으로 현장강의를 진행했다.

현장교육 중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던 한지원씨(25)는 "무료 교육인 데다 체계적이어서 매우 좋았다"며 "친구들이 가르쳐줄 땐 처음부터 두 페달을 밟게 해서 힘들었는데, 강사님들은 우선 양발로 가다가 한 발로 무게중심 잡고 그 다음 페달을 밟는 식으로 단계별 학습을 하게 해준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고 전했다.

서울시와 대한자전거연맹은 학생과 어르신, 장애인을 대상으로도 다양한 내용의 자전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찾아가는 자전거교실’ 교육 대상을 유아에서 초·중·고등학생까지 확대했다. 전문 강사가 어린이집·유치원·학교 등 신청기관 48곳에 직접 방문해 자전거 이용예절, 안전장구 착용법 등 사고예방 중심의 이론 교육을 진행한다.

60세 이상 어르신과 청각 장애인 등 안전취약 대상 자전거 교육은 자전거 수신호․ 안전장구 착용법 등 자전거 이론교육과 상황별 자전거 주행법 및 대처행동 등 실습교육으로 이뤄지며 각 연 5회 진행된다.

올해 자전거 안전교육 신청 희망자는 서울시 홈페이지 또는 대한자전거연맹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류를 내려받아 전자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서병철 서울시 자전거정책과장은 “자전거가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자전거 안전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교육 프로그램을 꾸준히, 또 확대 운영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서울시와 대한자전거연맹이 함께하는 자전거 시민교육에 참여한 시민들이 야외교육장에서 자전거 타기 실습을 하고 있다.[사진 = 윤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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