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엔터프라이즈] '화장발' 세운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 넘어 대표 화장품 기업으로

오수연 기자입력 : 2020-06-29 17:00
2012년 '비디비치' 인수해 도전장…매출 194배↑ 한방 브랜드 '연작' 앞세워 2030 잡는다…1분기 매출 292%↑

신세계인터내셔날 사옥 전경.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패션 업계 주요 기업들이 새 먹거리 찾기에 한창이다. 경기에 민감한 패션 하나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상황에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지난 2012년 일찌감치 화장품 사업에 진출해 대표 기업으로 거듭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있다. 화장품 신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하며 패션 업계 최초로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신세계인터의 화장품 사업은 비디비치 인수 후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화장품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했다. 지난 2014년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의 국내 판권과 편집숍 라페르바를 인수했으며, 2015년 산타 마리아 노벨라, 2017년 딥티크, 2018년에는 아워글래스의 국내 판권을 인수했다. 또 지난 2018년 말에는 한방 원료에 독자적인 기술을 접목해 한방 화장품의 단점을 보완한 브랜드 연작을 자체 론칭하며 화장품 사업을 강화했다.

꾸준한 노력에 보답하듯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신세계인터는 2017년 화장품부문에서만 매출 627억원, 영업이익 57억원을 달성하며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화장품부문에서 3680억원의 매출고를 올려 2012년 화장품 사업 시작 당시 19억원에 불과했던 화장품 매출을 194배 가까이 성장시키는 저력을 보여줬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모델 배우 왕대륙.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 비디비치, 적자 브랜드서 '효자'로

신세계인터 화장품 사업부문의 빠른 성장 배경에는 적자 브랜드에서 2000억대 브랜드로 탈바꿈한 비디비치가 있다. 비디비치는 국내 1세대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경민 원장이 만든 프리미엄 브랜드지만, 당시에는 자본 잠식 상태였다. 신세계인터는 비디비치의 잠재력에 주목해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했다. 매출 19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비디비치 인수를 시작으로 화장품 사업으로 발을 넓혔다. 브랜드 인수 후 수년간 적자를 냈지만 2017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한 229억원을 기록하고, 사업 시작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선제적으로 가능성을 읽고 투자를 아끼지 않은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의 뒷받침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이후 비디비치는 급격히 성장해 지난해에는 매출 2100억원을 넘겼다.

비디비치가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중국 시장이다. 비디비치는 중국에서 프랑스 명품 화장품 샤넬에 버금가는 품질과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뿌리내려 '쁘띠 샤넬'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현재 중국 내 대표 온라인몰 티몰 내수몰과 글로벌관, 샤오홍슈, 징둥닷컴 등에 입점해있다.

비디비치는 2016년 6월 중국 고객을 분석해 '페이스 클리어 퍼펙트 클렌징 폼'을 첫 출시했다. 스킨 일루미네이션(메이크업 베이스)과 더불어 비디비치의 실적을 이끄는 쌍두마차다. '여신 클렌저', '모찌 세안제'라는 애칭이 붙을 만큼 입소문이 나며 2017년 3만개였던 판매량은 지난해 600만개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중국 대표 온라인몰 티몰 글로벌의 광군제(光棍節·싱글데이) 행사에서는 클렌징 카테고리 내 판매량 2위를 차지했다. 지난 18일 열린 중국 상반기 최대 쇼핑 행사 6·18에서는 중국 양대 온라인몰인 티몰과 징둥닷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80% 증가했다.

비디비치는 올해 초 중화권 인기 배우 왕대륙(王大陆)을 브랜드의 베스트셀러 '페이스 클리어 퍼펙트 클렌징 폼' 모델로 발탁하며 중국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왕대륙과 협업한 한정판 제품을 출시했으며, 5월에는 중국의 유명 왕훙(網紅·인플루언서) 웨이야와 왕대륙이 함께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직접 제품을 판매했다. 해당 제품은 국내 출시에 앞서 지난달 13일 중국 티몰 내수몰에서 선판매를 시작했는데, 판매 시작 이틀 만에 론칭 기념 프로모션용 물량이 완판되는 성과를 올렸다.

중국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말에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에 첫 해외 매장을 오픈하며 글로벌 면세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동남아시아 지역 면세점 내 추가 매장 오픈 계획을 검토하고 있으며, 아시아 지역 내 K뷰티의 활성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연작 모델 배우 고윤정.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 자체 브랜드 '연작', 고기능성 한방 화장품으로 밀레니얼 세대 잡는다

지난 2018년 론칭한 자체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연작'도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연작은 향과 끈적임 등 기존 한방 화장품의 단점은 보완하고, 고기능과 저자극을 동시에 갖춘 한방 제품으로 입소문을 타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

특히 기존 한방 화장품 이미지와 다른 세련된 패키지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를 사로잡았다. 연작의 전체 고객 중 약 60%가 20~30대 고객이다. 올해 1~3월까지 연작의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2% 증가했으며, 올해 4월에는 자체 온라인몰 S.I.VILLAGE(에스아이빌리지) 뷰티 대전 행사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온라인 매출이 12배까지 뛰었다.

중국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2월 중국 최대 소셜 전자상거래 플랫폼 샤오홍슈에 공식 스토어를 오픈했다. 지난 3월 한 달간 샤오홍슈 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1배 증가하는 등 잠재력을 입증했다. 특히 같은 달 샤오홍슈의 라이브방송에서 총 93만 위안(약 1억5000만원) 매출을 올리며 글로벌 유명 브랜드를 제치고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샤오홍슈 라이브 방송 사상 단일 방송 기준 가장 높은 매출이다. 지난 5월에는 중국 내 2위 전자상거래 사이트 징둥닷컴에 입점했으며, 티몰 글로벌에도 자체 브랜드관을 오픈하는 등 올해 상반기에만 중국 내 4개 온라인 유통 채널을 추가하며 중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부터 신인 배우 고윤정을 전속 모델로 기용해 밀레니얼 공략에 본격 나선다. 고윤정은 국내는 물론 중국 내에서 '닮고 싶은 얼굴'로 꼽히며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중화권 2030 고객층 공략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라인업 강화…패션 업계 화장품 사업 선두주자

신세계인터는 2014년부터 시작한 화장품 수입 또한 브랜드를 확장하며 안정적으로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2014년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의 국내 판권 인수를 시작으로 산타 마리아 노벨라, 딥티크, 아워글래스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인기 브랜드의 국내 판권을 인수해 수입 화장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다. 지난해 말에는 프랑스 대표 약국 화장품 브랜드 가란시아를 국내에 들여오며 더마 코스메틱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에는 자체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뷰티 브랜드 '로이비'를 론칭하며 화장품 시장에 세 번째 도전장을 던질 전망이다. MZ(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즐겨 사용하는 화장품 성분 검색 애플리케이션 '화해'에서 주목하는 인체에 유해한 20가지 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화해 프리' 콘셉트다.

이를 통해 신세계인터는 패션, 리빙과 함께 든든한 성장 동력을 갖게 됐다. 특히 뷰티 사업은 매출 대비 이익 기여도가 높아 향후 안정적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인터의 화장품 사업 성공은 장기 불황에 시름이 깊어진 패션 업계에 벤치마킹 사례가 되고 있다. 신세계인터의 턴오버 이후 많은 패션 기업들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LF는 지난 2018년 9월 '헤지스 맨 룰 429'를 출시하며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고, 한섬도 최근 기능성 화장품 기업 '클린젠코슈메스티칼'의 지분 51%를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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