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인] "빚에 고립된 청년들 '희년함께'가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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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입력 2019-05-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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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독교 NGO단체 희년함께 김덕영 사무처장 인터뷰

  • 스웨덴 '야크' 벤치마킹…청년 부채탕감운동 앞장

  • "자책은 금물…도움의 손길 항상 있음을 명심해야"

희년함께 김덕영 사무처장.[사진=희년함께 제공]


흙수저, N포세대, 실신(실업+신용불량)세대. 요즘 청년들이 자신들을 가리키는 자조섞인 용어들이다. 빚에 허덕이다 사회생활도 제대로 못한 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도 끊이지 않는다. 사회가 나서서 경제적 문제를 감당하기 어려운 청년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13일 만난 기독교 비정부기구(NGO) '희년함께'의 김덕영(38) 사무처장도 청년들의 고충에 공감한다. 그는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같은 청년으로, 청년들의 고민에 귀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대안경제에 쏟은 관심…"롤모델 스웨덴 야크 꼭 찾을 것"

김덕영 사무처장은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대안경제운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동기들과 독서모임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희년함께에 연이 닿았다. 1984년 설립된 희년함께는 청년부채탕감·부동산 투기반대·토지공개념 운동을 펼치면서 무이자 '희년은행'을 함께 운영중이다.

김덕영 사무처장은 2014년부터 희년함께에서 실무 책임자를 맡아 800여명의 회원을 관리하고 있다. 2016년에는 학자금대출, 고금리부채, 주거빈곤 문제 등을 겪는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희년은행을 설립했다. 스웨덴 대안은행 '야크(JAK)'를 벤치마킹했다.

야크가 스웨덴 사회에서 30년간 대안금융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동력에 매료됐다. 그는 "야크는 청년들의 어려운 경제적 현실에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가장 큰 밑거름"이라며 "희년은행도 야크를 롤모델로 삼아 무이자 전환대출에 나서 현재 480명의 조합원의 규모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희년은행 조합원은 만39세 미만 청년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무이자 저축이 이어진 결과 3억6000여만원이 희년은행에 모였다. 야크 실무자들과 교류도 계속하고 있다.

김덕영 사무처장은 "그동안 스웨덴 현지를 방문할 기회가 마땅치 않았다"며 "하지만 내년에는 꼭 야크를 찾아 대안금융의 표본을 몸소 배우고 '한국형 야크'를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우리나라 부의 양극화가 청년들의 삶을 옥죄는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태생부터 이른바 '흙수저'인 대부분 청년들이 겪는 고통을 사회가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한 하나의 방편이 대안은행이고, 청년들 대상의 생활경제 교육과 재무상담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덕영 사무처장은 "청년들의 지속가능한 회복을 위해 주거지원 대출은 물론, 근원적으로 부동산 투기로 야기되는 전체 주거비 상승의 문제를 짚어야 한다"며 "토지공개념의 중요성과 대안 정책을 홍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금융지식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 그는 두 달에 한 번 꼴로 재무상담과 생활밀착형 경제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전문가들과 공동 기획한 각종 세미나도 매분기별 1회씩 연다. 
 

청년들 대상 재무강의를 하는 김덕영 사무처장.[사진=희년함께 제공]

◆"부채는 수치스럽지 않아, 도움의 손길 찾아야"

김덕영 사무처장은 빚 탕감으로 새 삶을 찾은 한 청년의 일화를 들려줬다. 4년 전 학원 강사라고 신분을 밝힌 한모(33·여)씨 얘기다. 당시 월급 120만원을 받던 한씨는 개인적인 이유로 빚을 져 매달 15만원의 이자를 내야 했다.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며 마지막 도움의 손길을 찾아 희년함께를 찾았다. 김덕영 사무처장은 망설임 없이 한씨의 무이자 전환 대출을 도왔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한씨에게 재무상담을 해주며 용기도 심어줬다.

그는 "한씨처럼 젊은 나이에 빚을 진 청년들은 공통적으로 대단한 수치심을 느끼고 자책한다"며 "부모와 친구들에게도 말을 못해 혼자 앓다가 고금리 대부업까지 손을 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차츰 빚을 갚아 온 한씨는 이제 결혼도 준비하고 있다. 당장 빚을 갚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존감을 회복시킨 게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김덕영 사무처장은 이상적인 청년들의 신용 회복을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주문했다.

끝으로 김덕영 사무처장은 빚에 허덕이는 청년들에게 결코 혼자가 아니라고 격려했다. 그는 "희년함께가 청년들의 고민에 귀 기울이고 공감할 것"이라며 "빚을 져야만 하는 사회 구조에 문제가 있는데,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들의 연대와 협동이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민간 차원에서 금융활동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며 "청년들의 총체적인 관계망 개선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 희년함께 김덕영 사무처장은?
=1982년 2월 1일 강원도 홍천 출생
=홍천고-한동대 경영경제학부 경제학·국제지역학 전공
=2014년~현재 희년함께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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