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무역담판' 앞둔 중국 '강온'전략 구사…최악의 상황에도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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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5-0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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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관세 위협에··· 中 상무부 보복조치 예고

  • 미국에 '성의' 표시···트럼프 달래기 시도도

  • 무역전쟁 격화···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중국 지도부

미국과 9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최후의 무역담판'을 앞둔 중국이 강온 양면전략을 구사하며 돌파구 찾기에 고심 중이다.

중국 당국과 관영매체를 중심으로 미국의 추가 관세 위협에 맞대응할 것이라 주장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미국에 '성의'를 표시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달래는 모습이다. 중국으로선 이번 고위급 무역협상이 결렬돼 또 다시 무역전쟁이 재개될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하는 모습이다.

◆ 트럼프 관세 위협에··· 보복조치 예고한 중국

중국은 일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관세 위협에 즉각 맞대응할 것이라며 단호한 대처를 주장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8일 현지시각으로 한밤중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담화문에서 "미국이 10일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할 계획"이라며 "미국이 이를 실제로 이행한다면 중국은 필요한 반격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이날 관보 사이트에 2000억 달러(약 235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오는 10일 오전 0시1분(현지시각)부터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는 내용을 공지한 후 약 2시간 30분만에 나온 중국측 반응이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연간 600억 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을 보복관세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어 9일 중국 상무부는 현재 미국산 철강에 부과하고 있는 반덤핑 관세에 대한 최종 검토를 시행, 이를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고도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언론도 미국의 추가 관세 위협에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대응을 강조하고 나섰다. 관영 환구시보는 9일자 사평에서 9~10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무역담판을 춘추전국시대 항우(미국)가 유방(중국)을 죽이기 위해 마련한 '홍문연(鴻門宴)'에 비유하며 하지만 중국은 절대로 겁먹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사평은 "우리는 미국과 최후의 관문에서 부딪히는게 두렵지 않다"며 "미국이 추가 관세 몽둥이를 휘두르면 중국도 한층 격화된 무역전쟁을 자신있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또 중국은 이미 여러 가지 상황에 대비해 물질적·정신적으로 미국보다 더 충분히 준비됐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성의' 표시···트럼프 달래기 시도도

대외적으로는 강경하게 나서고 있지만 중국은 미국 측에 줄곧 '성의' 표시를 하며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또 다시 확전되는 건 막고 싶어하는 눈치다.

미국 투자은행(IB)인 JP모건에게 외국계 금융회사로는 최초로 중국내 합작자산운용사 지분 과반수 확보 가능성을 열어준 게 대표적이다.

9일 중국 제일재경일보 등에 따르면 JP모건의 중국 현지파트너인 상하이신탁은 지난 7일 JP모건과 합자 설립한 상투모건기금(上投摩根基金)의 지분 2%를 입찰 방식을 통해 양도하기로 했다. 현재 JP모건과 상하이신탁의 상투모건기금 지분 비율은 각각 49%, 51%다. 

JP모건이 매물로 나온 지분 2%를 추가로 확보하면 최대주주가 되는 것은 물론, 외국계 IB로서는 중국 최초로 합작운용사 지분 과반수 이상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상하이소재 컨설팅업체 지-벤 어드바이저스의 피터 알렉산더 창업주는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상투모건기금 지분 양도가 진작에 이뤄질 수도 있었는데, 왜 하필 지금 무역협상을 앞둔 시점에 매물로 나왔는지에 주목하며 이것이 우연의 일치가 아닌 무역협상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했다. 

◆ 무역전쟁 격화···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중국 지도부

미중 무역담판. [사진=AP·연합뉴스]


사실 중국으로선 그동안 무역협상에서 원칙적으로 합의한 모든 약속을 최종 합의문에 집어넣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국무원 자문역할을 맡고 있는 전문가들을 인용,  미국 측의 국영기업 보조금 철폐 등 구조적인 변화 요구는 중국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정도로 중국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내부에서는 차라리 미국 정부가 관세율을 25%로 인상하는 걸 받아들이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환구시보도 9일 사평을 통해 미국이 협상에서 마지막으로 요구한 몇 가지 사안은 "미국이 자신의 힘에 기반헤 특권을 가져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부당한 요구"라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으로선 이미 그동안 상당한 수준의 양보를 한만큼 더 이상 미국에 굴욕적인 양보를 하지 않겠다는 셈이다. 

이에 이번 워싱턴 무역담판이 결렬되면 미국은 예고한대로 중국에 관세폭탄을 투하하고, 중국도 이에 맞서 보복조치를 취하며 무역전쟁은 또 다시 격화할 수 있다. 중국은 이 같은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8일 국무원 상무회의를 주재해 집적회로 및 소프트웨어 기업 발전 지원책을 연구할 것을 지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또 이들 기업에 대한 세제 우대 지원책을 연장하라고 지시하며 "이는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고, 이들 산업의 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반도체 등을 포함한 집적회로 분야에서 중국은 세계 최대 시장이지만 핵심기술이 부족하고, 산업체인이 불완전하다는 문제점이 줄곧 지적됐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이 중국에 대한 기술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같은 문제점은 더욱 두드러졌다. 

또 앞서 5일 중국 인민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중소형 은행의 지준율을 현재의 11% 이상에서 최대 8%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고 예고하는 등 무역전쟁 격화에 대비한 경기부양 카드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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