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언론 “마러라고 침입 여성이 스파이라는 주장은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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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04-1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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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구시보 "美 언론 상상의 나래 펼치고 있다"

  • "장위징, 영어 못하고, 진술 허술... 스파이일리 없다"

  • 美 폼페이오 발언도 강력 비난... "언론 날조에 동조"

트럼프의 개인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에 중국인 여성이 침입한 사건과 관련해 침묵하고 있던 중국이 입을 열었다. 첫 마디는 "미국 언론의 상상의 나래”였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9일 ‘멍청하고 우둔한 중국 스파이를 잡은 게 창피하지 않은가?’라는 제하의 사평을 통해 “미국 언론이 마러라고 리조트에 침입해 붙잡힌 장위징(張玉婧)이라는 중국인 여성을 스파이로 규정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날 미국 CNN 등 다수 외신에 따르면 미국 사법당국은 장위징이 현금 8000달러(약 916만원), 중국여권 2개, 하드드라이브, 노트북, 휴대전화 4대와 더불어 악성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USB, 몰래카메라 탐지 장치 등 수상한 장비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검찰 측 의견을 받아들여 그의 구속 기간을 일주일 더 연장했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이 여성을 ‘잠재적 스파이’라고 칭하며 중국 정부의 첩보활동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CNN은 장위징을 ‘잠재적 스파이’라고 칭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수사국(FBI)이 이 사건을 중국 첩보활동 일환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이에 대해 거세게 반박했다. 영어도 못하는 32세 여성이 어떻게 중국 스파이가 될 수 있느냐면서 “그가 구속되기 전후에 보였던 멍청해 보이는 진술이 과연 전문 스파이 같아 보일 수 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사평은 “미국은 도대체 중국 정보기관이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만큼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건지, 아니면 중국 스파이가 우둔하고 우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과거 중국 스파이가 어려운 보안을 다 뚫을 수 있을 만큼 ‘전지전능’하다고 수 차례 의심해 놓고는 우둔해 보이는 장위징을 스파이라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의미다.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평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폼페이오 장관이 양심을 속이고 미국 언론의 근거 없는 기사 날조에 동조하고 있다며 중국 입장에서 이 일이 이렇게까지 조작되고 있는 것은 코미디 같다고 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사건을 ‘중국이 미국에 가한 위협의 한 사례’라고 한 발언을 비난한 셈이다.

사평은 “미국은 대외적으로 무역전쟁을 벌이며 이웃나라에 담을 쌓고, 걸핏하면 한 나라에 대해 적대감을 과시한다”며 “만약 중국에서 재중 미국인이나 일본인을 간첩 혐의로 구속한다면 이는 반드시 미디어의 비난을 받는 행위 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은 끊임없이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무시해 세계의 부정성과 파괴성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위징이라는 이름의 중국 여성은 지난달 30일 악성 소프트웨어가 저장된 USB 등을 가지고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별장이기도 한 마러라고 리조트에 들어갔다가 체포됐다. 마러라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휴가는 물론, 세계 지도자들과 만남 등을 위해 자주 찾아 '겨울 백악관'으로 불리는 곳으로, 트럼프 대통령 방문 시에도 리조트 회원과 손님들의 출입과 이동을 허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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