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리티 토큰은 뭐고, 증권형 토큰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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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19-03-2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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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최근 암호화폐 시장 관련 정보를 듣다보면 '유틸리티 토큰(Utility Token)'과 '증권형 토큰(Security Token)'이라는 단어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생태계가 확장기에 접어들면서 법의 규제 밖에 있던 암호화폐가 제도권에 편입되기 위해 노력하면서 생겨난 구분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유틸리티 토큰은 기존 암호화폐, 증권형 토큰은 IPO를 대체하기 위한 암호화폐 형태의 주식(채권)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두 토큰이 무엇인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향후 암호화폐는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지 한 번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유틸리티 토큰과 증권형 토큰의 차이점

유틸리티 토큰이란 '블록체인 기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특정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발행한 암호화폐'를 뜻합니다. 해당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추진되는 프로젝트나 디앱(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에서 화폐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지분을 확보하려는 용도로 쓰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 플랫폼에서 게임형 디앱 '크립토키티'를 제대로 즐기려면 이더리움 플랫폼이 발행한 암호화폐 이더(ETH)가 필요합니다. 때문에 이더는 이더리움 플랫폼을 위한 유틸리티 토큰이라고 할 수 있죠. 사실 거의 대부분의 암호화폐가 유틸리티 토큰에 속합니다.

반면 증권형 토큰은 기업(스타트업 포함)이 주식, 채권 대신 암호화폐 형태로 발행하는 유가 증권입니다. 등장한지 얼마 되지 않은 개념이라 증권형 토큰을 시큐리티 토큰 또는 보안 토큰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는데, 그 용도를 생각해보면 '시큐리티'를 보안보다 증권이라고 해석하는 편이 좋을듯합니다.

증권형 토큰은 블록체인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활용할 권리 대신 기업의 법적 소유권을 가졌음을 의미합니다. 주식과 마찬가지죠. 때문에 증권형 토큰을 보유하고 있으면 기업 또는 기업의 블록체인 플랫폼이 낸 수익이나 자산의 일부를 배당받을 수 있습니다.

증권형 토큰은 그 용도가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자본증권)과 동일합니다. 때문에 법과 정책의 개입과 규제를 받아야만 합니다. 상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주식을 발행하듯 관련법에 따라 증권형 토큰을 발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증권형 토큰의 등장 배경

2018년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형식의 증권'을 발행하려면 법에 정해진 절차와 규제에 따라야 한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면서 증권형 토큰이란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SEC가 발표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만약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증권의 형태로 디지털 자산 교환을 제공하고 연방증권법에 정의된 교환소로서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 해당 블록체인 플랫폼은 SEC에 증권거래소로 등록해야 한다."

이러한 SEC의 발표 이후 암호화폐는 SEC에 등록해야 하는 증권형 토큰과 등록할 필요가 없는 유틸리티 토큰으로 분류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기업을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기업공개(IPO)나 유틸리티 토큰을 외부에 판매하는 암호화폐공개(ICO, Initial Coin Offering)와 차별화되는 '증권형토큰공개(STO, Security Token Offering)'라는 용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증권형 토큰의 장점

현재 증권형 토큰은 기존 주식에 비해 '높은 유동성'과 '프로그래밍 능력'이 있는 것이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높은 유동성이란 '분할 소유'와 '중간 회수'를 뜻합니다. 증권형 토큰은 소수점 단위가 없고 기업 규모가 커지면 소유구조 정리를 위해 추가로 주식을 발행해야 하는 주식과 달리 하나의 암호화폐를 소수점 단위로 나눠서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분할 소유권을 쉽게 취득할 수 있습니다.

200만 원짜리 삼성전자 주식을 여러 명이 나눠 가져야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기존에는 주식과 관계된 채권 계약을 맺어야 여러 명이 하나의 주식을 나눠 가질 수 있지만, 증권형 토큰은 암호화폐 자체가 분할 가능하기 때문에 별도의 계약 없이 바로 소유권 분배를 할 수 있습니다.

상장되지 않은 주식은 상장(IPO)전까지 처분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장외거래를 하면 된다고 하지만, 실제로 장외거래를 할 수 있는 주식은 IPO 직전 단계까지 성장한 기업이거나, 외부에 널리 알려진 대기업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반면 증권형 토큰은 기업이 상장하지 않았더라도 해당 토큰의 전부 또는 일부를 암호화폐 거래소에 올려 다른 기업과 개인에게 판매할 수 있습니다. 주식이 상장되기 전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현금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대규모 자본을 갖춘 투자자, 벤처캐피탈 뿐만 아니라 개인도 특정 스타트업에게 소액 투자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증권형 토큰의 또다른 장점은 프로그래밍 능력입니다. 증권형 토큰은 결국 블록체인 플랫폼 상에 존재하는 프로토콜이기 때문에 계약에 관련된 절차를 프로그래밍해 블록체인 플랫폼과 암호화폐에 추가할 수 있습니다. 거래를 하면 자동으로 소유권이 이전되는 스마트 계약을 포함된 주식을 만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트랜스폼그룹코리아는 2020년까지 전 세계 STO의 규모가 10조 달러를 넘어서, 궁극적으로 ICO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무턱대고 투자는 절대 금물

증권형 토큰과 STO는 현재 IPO 단계에 접어들지 못한 스타트업과 블록체인 관련 기업들의 자금 조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시리즈 A부터 시작되어 IPO까지 단계별로 나뉜 기존 벤처 투자 시스템을 건너 뛰고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가 섣불리 STO에 들어가 증권형 토큰을 구매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탈 등 투자 전문가들도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해 투자 금액을 회수하고 이익을 낼 확률은 10% 내외에 불과합니다. 개인의 성공 확률은 1%대로 떨어집니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조차 투자 성공확률이 이렇게 낮습니다. 하물며 시장에서 아무런 검증을 받지 않은 스타트업도 자금을 모집할 수 있는 STO는 투자 성공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현재 국내 모든 암호화폐 거래소는 이러한 이유로 증권형 토큰 상장 및 STO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시장이 성숙되고 성공 사례가 나오기 전까지 투자에 조심 또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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