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인간-AI 협업의 場, 고용복지플러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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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
입력 2019-03-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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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인 알파고 사이의 대국은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 대국 결과를 ‘AI의 비약적인 발전’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결론이다. 더 중요한 변화는 그 다음에 일어났다. 알파고와 대전하기 이전에 10승 7패를 기록 중이던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 대국한 이후 9연승을 거뒀고, 중국 바둑기사인 커제도 2017년 5월 알파고와의 대결 이후 22연승을 거뒀다.

이제 대부분 바둑기사들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스파링 파트너가 되어주는 AI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실력을 빠르게 키운다고 한다. 즉,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을 인간과 AI 사이의 숨막히는 ‘대결’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인간과 AI 간 협력의 장이 열린 ‘계기’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도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용복지플러스센터는 일자리를 찾는 국민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찾아주는 기관이다. 하지만,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찾아오는 사람들의 상황이나 직무능력, 원하는 일자리 등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에게 원하는 일자리를 찾아주기는 매우 힘든 과제다.

구직자들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직자의 정보를 꼼꼼히 조사하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무엇이 뛰어나고 무엇이 부족한지 파악해서 1대1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1대1 서비스를 제공하는 취업성공 패키지의 경우 대상이 취업에 불리한 취업취약계층임에도 불구하고 취업률이 약 70%에 이르지만, 1대1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일반 구직자의 취업률은 30% 수준에 그친다. 모든 구직자에게 1대1 서비스를 제공하면 좋겠지만 인력과 시간의 한계가 있다.

이 문제는 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상담원과 AI의 협업으로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 AI가 구직자의 직무역량 등 특성을 고려하여 해당 지역의 채용정보와 직업훈련 프로그램 정보를 1차적으로 추천해주면 상담원이 그중에서 적합한 프로그램을 골라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2018년 12월에 워크넷을 개편하여 채용정보와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비롯한 6가지 항목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는 AI가 대화형 메신저를 통해 일자리 검색을 도와주고, 주요 정책을 소개해주는 챗봇(chat-bot)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그 밖에 고용복지플러스센터 상담원들이 AI가 추천하는 채용정보, 직업훈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상담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상담원은 모든 채용정보와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꼼꼼히 살펴보기 어렵지만 그 사람에게 맞는 정보를 고르는 데 뛰어나고, AI는 시간의 제약이 없이 아무리 많은 정보라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인간과 AI의 협력은 상담 품질을 높이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인간과 AI의 협업은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괜찮은 수준의 근로조건을 제공하지만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의 구인난 해소에 기여하고, 양질의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지만 훈련생을 모으기 어려웠던 직업훈련 프로그램이 활성화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경력이 없어서, 나이가 많아서 등의 이유로 일자리를 찾기 힘들었던 구직자들이 보다 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국민들이 이러한 변화를 빨리 체감할 수 있도록 공공 고용서비스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고용복지플러스센터가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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