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베네수엘라...美외교인력 전원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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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9-03-1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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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폼페이오 "카라카스 대사관 인력 모두 철수할 것"…마두로 지원 쿠바·러시아 맹비난

  • 대정전 사태에 '임시 대통령' 과이도 국가비상사태 선포...마두로 "美 전자기 공격 탓"

1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불꺼진 거리를 시민들이 걷고 있다.[사진=EPA·연합뉴스]


정정불안 속에 대정전 사태(블랙아웃)가 한창인 베네수엘라에서 미국 대사관 직원 전원이 철수한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남아 있는 대사관 직원이 모두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이 결정은 현지 대사관에 외교 인력이 있는 게 미국 정책의 제약이 됐다는 결론뿐 아니라 베네수엘라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폼페이오는 이날 앞서 가진 회견에서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의지에 반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와 쿠바를 맹비난했다. 쿠바에 대해서는 "공산주의 지배자들과 심하게 부패한 지배계급이 마두로를 보호하고 있다"고 했고,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러시아와 베네수엘라는 "지옥이 점지해준 배필"(a match made in hell)이라고 깎아내렸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나 중국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은 원유를 담보로 베네수엘라에 막대한 차관을 제공해왔지만, 최근에는 마두로에 대한 언급을 삼가며 신규 자금 지원에 난색을 보였다. 폼페이오 장관이 중국을 직접 비판하지 않은 건 최근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진 미·중 무역협상을 감안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신 "마두로 정권의 경제적 생명줄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업체인 PDVSA는 마두로 정권과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와 클렙토크라트(도둑정치인)들의 개인 현금지급기라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에서는 경제난과 마두로 정권의 독재 강화에 따른 반정부 시위 속에 지난 1월 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마두로를 대신할 임시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섰다. 미국을 비롯해 약 50개국이 과이도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군부의 비호 아래 퇴진 압력에 꿈쩍도 않고 있다.

과이도 의장은 이날로 닷새째 대정전 사태가 이어지자 국회에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촉구했고, 국회는 이를 승인했다. 과이도 의장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국제 원조물자를 조속히 들여와야 한다는 입장인데 군경을 장악한 마두로가 외세침탈을 이유로 이를 막고 있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베네수엘라 헌법은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따른 효력을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대정전 사태가 미국의 전자기 공격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제국주의자 정부가 외세 개입과 군사점령을 정당화하기 위해 야권 꼭두각시·광대들과 작당해 이 공격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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