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인석 TPA 대표 "저성장기엔 주식·부동산 대신 대체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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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19-02-2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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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석 태영프로퍼티어드바이저리(TPA) 대표는 25일 본지와 만나 "주식으로 주가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때가 왔다"며 대체투자를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사진=TPA 제공]


익숙한 틀을 깨는 일은 어렵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개미'는 주식에서 눈을 못 떼고, '큰손'은 부동산에 매달린다. 문제는 언제나 통하는 투자처는 아니라는 거다. 고성장기라면 어지간한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큰돈을 만질 수 있다. 요즘 같은 저성장 국면에서는 다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얘기다.

25일 본지가 만난 김인석 태영프로퍼티어드바이저리(TPA) 대표는 "주식으로는 주가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때가 왔다"고 힘주어 얘기했다. TPA는 2018년 5월 태영회계법인 관계사로 세운 투자자문사다.

그는 대안으로 원유와 천연가스 같은 원자재(에너지)에 투자하는 대체투자 상품을 꼽았다. 물론 이런 상품 수익률이 과거 투자처보다 훨씬 좋을 것으로 보아서다. 에너지를 둘러싼 패권 다툼은 세계적으로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미·중 무역분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교역조건만을 이유로 일어난 분쟁이라기보다는 기축통화와 에너지 패권을 차지하려는 다툼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패권 다툼 때마다 원자재가 요동

과거에도 강대국끼리 패권을 다툴 때에는 원자재 가격이 요동쳤다. 투기적인 세력까지 끼어들어 값을 부풀리기도 했다.

김인석 대표는 "패권국이 가진 힘은 기축통화와 에너지에 대한 통제력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미·중 무역분쟁이 불거진 지금이 원자재 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시기에는 에너지 가격 예측이 더 쉬워진다"며 "패권 다툼이 도리어 투자에 실마리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2년부터 불거진 미국발 셰일 혁명부터 눈여겨보아야 한다. 에너지가 전 세계 패권 다툼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러시아는 그전까지만 해도 막강한 산유국이었다. 에너지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를 뒤흔들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를 뒤집은 것이 셰일 혁명이다. 미국은 덕분에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경제 부흥을 이루었다. G1(1강)이라는 입지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었다.

미국은 이제 에너지 수입국에서 최대 수출국으로 바뀌었다. 반대로 중국은 에너지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미국은 에너지 가격을 쥐락펴락하면서 중국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물론 이러는 과정에서 곳간을 채우는 곳은 미국이다.

천연가스도 원유 못지않게 패권 다툼과 밀접하게 관계돼 있다. 미국은 천연가스 가격을 통해 러시아와 인도, 터키를 견제할 공산이 크다. 러시아와 인도, 터키는 미국과 무역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연대할 수 있다.

김인석 대표는 "우리에게는 투자 기회"라며 "원유와 천연가스를 눈여겨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혀온 부동산도 당분간 수익을 내기 어려워 보인다"며 "대체투자를 통해 경기 국면에 맞는 산업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갈 길 먼 우리 대체투자시장

대체투자는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적인 투자처에서 벗어난 투자기법이다. 사모펀드와 헤지펀드, 부동산, 벤처기업, 원자재, 선박을 비롯한 다양한 자산을 담는다. 일반 투자자도 익숙한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로도 투자할 수 있다.

대체투자는 실물자산을 바탕(기초자산)으로 한 현금흐름을 통해 수익률을 관리한다. 보상에 대한 기대치는 물론 투자처마다 다르다. 그는 "TPA가 태양광 투자로 얻는 수익률은 연 6.5%에 달한다"며 "얼마 전 인수한 물류창고도 다양한 회사와 연계해 연 8%대 현금흐름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도 우리 대체투자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아직까지 대체투자시장에서는 사모펀드(특별자산펀드)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프라 펀드나 선박·항공기 펀드가 그나마 자주 보인다. 김인석 대표는 "대체투자는 실물자산을 바탕으로 수없이 많은 상품을 만들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그는 "대체투자시장이 선진국처럼 커지려면 새로운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며 "대체투자는 고수익을 노려 위험하다는 고정관념도 발목을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관 투자자가 참여를 꺼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분기나 반기, 연간으로 점수를 매기는 전통적인 평가방식에 얽매여 있어 선뜻 대체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그나마 소수 기관 투자자가 자산 가운데 일부를 대체투자에 배정하고 있을 뿐이다.

정부가 자본시장을 살리고 연기금 수익성을 높이려면 대체투자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인석 대표는 "대체투자는 금융시장 참여자 간 정보 비대칭성을 풀어주는 대안이기도 하다"며 "아직까지는 대체투자 상품이 제도적인 혜택을 못 누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태영프로퍼티어드바이저리는 일반 투자자에게도 기회를 줄 수 있는 다양한 대체투자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그는 "일반 투자자라면 특별자산펀드나 상장지수증권(ETN)을 활용하는 게 좋다"며 "요즘 같은 때에는 원유와 천연가스에 투자하는 레버리지형 ETN을 눈여겨보아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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