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봄볕 드나…회복 기대감 ‘모락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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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19-02-2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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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와 정제 마진 둘 다 ‘긍정 시그널’

 

정유업계에 따뜻한 봄볕이 들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 겨울 내내 얼어붙었던 업황이, 서서히 누그러들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정유업체 수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 유가는 연일 ‘상승 곡선’을 그리며, 회복세를 적극 견인하는 중이다. 핵심 수익 지표로 꼽히는 ‘싱가포르 정제마진’ 역시 소폭 반등에 성공하며, 이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작년 말 분위기가 워낙 안 좋았던 만큼,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며 섣부른 추측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다.

2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보다 배럴당 0.83달러(1.5%) 상승한 56.9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2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간 것이다. 이는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12월 24일 42.36달러보다 34.37% 증가한 수치다. 영국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4월물 가격은 0.69달러(1.04%) 오른 배럴당 67.14달러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에 나서면서 상승세가 본격화됐다. 최근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도 감산에 동참하며, 상승폭을 끌어올렸다. 이외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 감산참여국들의 높은 이행률 등도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이는 국내 정유업체의 ‘실적 개선’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정유업체는 통상적으로 원유를 구입한 후 2~3개월 후에 판매한다. 따라서 유가가 상승하면, 원유 재고 가치가 높아지고 그만큼의 실적 개선 효과를 누리는 게 일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업체들이 작년 4분기 유가하락으로 인해 ‘재고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실적에 직격타를 맞았다”며 “올 1분기에는 국제유가가 상승전환 한 만큼, 반대(실적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제마진이 바닥을 찍고 반등에 성공한 점도 긍정요인 중 하나다. 정제마진은 정유사가 생산하는 휘발유, 경유, 나프타 등 석유 제품에서 원유가격, 정제비용, 운임비 등 비용을 제외한 값을 뜻한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 1월 배럴당 2.5달러에서 2월19일 기준으로 2.8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으로 평가받는 4~5달러 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한동안 지속됐던 하락세를 극복하고, 상승 전환한 점이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유안타증권은 2월에서 3월 중순까지를 정제마진 일부가 회복되는 시기로 내다봤다.

올 1분기 들어 미국 정유사들의 설비 정제 가동률이 떨어진 점도 ‘정제마진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정유사의 설비 가동률은 지난 1월까지 90%대를 유지하다, 이달 들어 85%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설비 가동률이 떨어지는 만큼, 석유 공급량이 줄어 정제마진이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오는 3월을 기점으로 미국이 드라이빙 시즌(석유 소비가 많은 시기)에 접어드는 것도 ‘정제마진 회복’을 이끌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상황이 ‘최악’에 치달았던 만큼, 아직은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올 1분기 들어, 정유업계의 상황이 지난해보다 나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작년 4분기가 워낙 안 좋았던 만큼, 아직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제마진이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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