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전 장관 이어 현직 공무원들 “나 떨고 있니?”

원승일 기자입력 : 2019-02-19 14:22
검찰, 환경부 차관 비공개 소환 이어 김은경 전 장관 직권남용 등 혐의로 출국금지 환경부 내부 직원들, 전전긍긍

이임사 하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환경부 블랙리스트’ 관련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면서 김은경 전(前) 환경부 장관에 이어 현직 공무원들로까지 불똥이 튈 기세다.

지난달 22일 검찰은 박천규 환경부 차관을 비공개 소환해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한데 이어 18일 김 전 장관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출국 금지했다.

자유한국당이 김 전 장관과 박 차관, 주대형 환경부 감사관 등 5명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지 한 달여 만이다.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환경부 내부 직원들도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의혹이 어느 정도 수그러드나 싶더니 전 장관 문건이 공개되면서 다시 긴장하는 분위기”라며 “미세먼지, 불법 폐기물 등 여러 현안이 많아 어수선한데 이런 일까지 겹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이 박근혜 전 정부 때 임명된 산하기관 임원에 대한 표적 감사에 관여한 문건과 환경부 전·현직 관계자 등의 진술을 다수 확보했다.

검찰은 지난달 환경부 감사관실 컴퓨터를 압수수색해 ‘장관 보고용 폴더’ 등을 확보했다. 또 삭제된 파일을 복구해 ‘산하기관 임원 조치사항’이라는 제목의 문건 등을 발견했다. 일부 문건에는 한국환경공단 임원 등의 개인 비위,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8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표 수리 여부와 관련 "형식적으로 사표는 제가 받지만 산하기관 임원에 대한 인사 권한은 없다"며 실제 인사권은 청와대가 행사한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검찰 조사에서도 "임원들의 사퇴 동향은 보고받은 적이 있지만 표적감사 사실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김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관련 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을 다시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청와대가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 중이다.

김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서 대통령민원제안비서관 등을 지냈고,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캠프 자문위원을 거쳐 2017년 7월 환경부 장관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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