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북미 '스몰딜' 전망에 日 '악몽의 시나리오' 전전긍긍

윤세미 기자입력 : 2019-02-18 10:56
日, '재팬패싱' 우려 속 트럼프 대북 정책 유연성 경계 고조 日, 중단거리 미사일 위협·주한 미군 철수 가능성 등 우려 日언론, "북한 비핵화 의지 없어" 비핵화 회의론 부각
 2018년 6월 7일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EPA·연합뉴스]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두고 일본이 초조한 기색이다. 한반도 정세에서 일본이 배제되는 '재팬 패싱'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강경정책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日이익 배제되는 ‘악몽의 시나리오’ 우려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아베 총리가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하노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바깥에서 안을 기웃거리는 처지라고 보도했다. 아베 정권은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북·미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인 이후 줄곧 ‘재팬 패싱론’에 시달렸다.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이행 약속과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인 가운데, 일본에서는 자국의 이익과 관계없는 방향으로 북·미 간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고 통신은 전했다.

과거 일본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야부나카 미토지 전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본은 "북한으로부터 실질적인 군축조치를 얻어내지 못한 채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섣부르고 기만적인 합의”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으로선 “악몽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북·미 정상이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가능한 비핵화(FFVD)'라는 ‘빅딜’이 아니라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폐기하는 ‘스몰딜’에 합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일본은 더 초조해졌다. 북한이 ICBM을 폐기하더라도 중단거리 미사일이 남을 경우 일본이 받는 위협은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블룸버그에 ICBM 폐기 스몰딜은 "일본과 한국을 대가로 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약속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1차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 요구를 깜짝 수용한 만큼 이번에도 충동적인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크다. 다만 지금까지 미국 측은 주한미군 철수는 북한과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밝혀왔다.

일본은 북핵으로 인한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고 납치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자국의 이익과 관련한 의제가 논의되길 바라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일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지 못한다면 전화회담이라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핵·미사일 문제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납치문제에 관해 긴밀히 조율해 나가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의중을 대변해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에 기대어 일본의 입장을 전달하려 하지만 둘의 한계는 진작부터 드러났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 위협을 근거로 일본산 철강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일본에 방위비 증액을 요구한 것이 그 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대일 무역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자동차관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두 정상의 관계는 최근 들어 부쩍 소원해진 것 같다.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두 정상의 만남이나 전화통화는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이 한 차례도 없다.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앞서 3개월 동안 두 번 만나고 다섯 번 전화통화를 한 것과 비교된다. 

​◆日언론, 북한 비핵화 회의론에 초점

이런 상황에서 일본 언론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비핵화 회의론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북한이 유엔 제재를 위반해왔으며 비핵화나 군축 의지가 없다는 취지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교도통신은 17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민간 공항이나 공장 등 비군사 시설을 이용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과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이 핵이나 탄도미사일 개발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16일에는 NHK가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소(CSIS) 보고서를 인용해, 함경남도 ‘상남리 미사일 기지’가 새로운 탄도미사일 기지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곳에는 괌을 사정거리에 두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이 배치되었으며 지난해 12월까지도 활발한 활동이 확인됐다고 NHK는 전했다.

일본 영자매체인 재팬타임스는 17일 “세계가 북한의 비핵화를 기대해서는 안 되는 이유”라는 제하로 로버트 켈리 부산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논평을 실었다. 이 글에서 켈리 교수는 하노이 정상회담 후에도 북한의 비핵화는 이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적국과 강대국에 둘러싸인 작은 나라 북한의 입장에서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편이 궁극적으로 가장 이익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또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2차 정상회담에서 북한으로부터 무기 목록 제출을 반드시 약속받아야 하지만 북한이 응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중기적으로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보는 방향으로 현실적인 판단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린이꽃이 피었습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