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표준지 공시지가] 전문가진단 / 공시지가 역대급 급등…"상가·사무실 임대료 상승 후폭풍 오나?"

김충범 기자입력 : 2019-02-12 15:07
공시가 크게 오른 핫 플레이스 일대의 경우 세입자 타격 불가피 최근 경기침체, 공실률 증가 등으로 단기적 조세전가는 쉽지 않을 듯

[그래픽=임이슬 기자 90606a@]


올해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가 9.42%로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최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가·오피스 등 수익형부동산 시장이 더욱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전망이 흘러나온다.

전문가들은 올해 공시지가가 역대급으로 상승한 만큼 당분간 상가 시장의 거래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공시지가가 급등한 서울 강남 4구(강남·강동·서초·송파),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지의 경우 장기적인 측면에서 임대료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사회적으로 임차인을 보호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단기간 조세전가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표준지가 상승은 주로 상업용이나 업무용 부동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서울 강남, 명동, 성수, 합정, 연남, 용산 등 상권이 번화한 곳에서는 보유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것이고, 이는 곧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결국 임대료가 상승하면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인이나 업종은 퇴출될 수밖에 없어, 장기적으로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최근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되고 매년 임대료 인상률 상한이 5%로 제한되긴 하지만, 세입자가 임차료를 3기 이상 미납하거나, 계약종료 6개월에서 1개월 전까지 임대인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계약연장의사표시를 하지 못할 경우 계약연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정부의 표준지 공시지가 인상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단기간 급등에 따른 시장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장사가 잘 되는 곳은 대부분 공시지가도 크게 오르기 마련이다. 상권이 번화한 곳의 세입자는 월세 상승에 대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정부는 이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 방안에 대해 세심히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일단 상가, 오피스 빌딩 등 수익형부동산 시장의 경우 보유세 인상은 어느 정도 이뤄지겠지만, 최근 내수경기 침체로 공실이 늘고 있어 세입자에 대한 조세전가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일부 핫 플레이스 지역을 제외하곤 우려하는 만큼의 조세전가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박 위원은 "특히 유동인구가 많고 공실률이 낮으며 임대료 수준이 높은 초역세권, 먹자골목 일대와 다른 비활성화 지역 간의 극심한 차별화 양상이 예상된다"며 "이는 은퇴로 안정적 현금흐름을 기대하는 베이비부머 수요층은 여전히 수익형부동산에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자본이득보다는 월세수익을 더욱 선호하는 시장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공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이라면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인상분을 전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고가토지를 중심으로 형평성을 제고한 만큼 조세전가는 미미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영세 상인 및 자영업자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전통시장 내 표준지 등은 공시가격을 상대적으로 소폭 인상했다"며 "고가토지라 해도 임차인에 대한 보호 장치가 있어 임대료 전가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와 관련해서는 오는 4월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상인들이 안정적으로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분쟁 해결을 지원할 것"이라며 "이밖에 상가임대료동향 및 공실률 모니터링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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