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경고’ 손흥민, 60m 분노의 질주로 ‘원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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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9-02-1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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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심으로부터 억울한 경고를 받자 황당한 웃음을 짓고 있는 손흥민의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손흥민(토트넘)이 쓰러졌다. 명백한 반칙으로 페널티킥 선언이 되지 않은 것도 속상한데 시뮬레이션 액션이라며 옐로카드까지 받았다. 손흥민의 심기를 건드린 건 상대의 실수였다. 경기 종료 직전 분노의 질주. 손흥민은 하프라인 이전부터 무려 60m를 내달려 승부의 쐐기를 박는 ‘원더골’을 폭발시켰다.

10일(현지시간) 토트넘과 레스터시티의 2018~2019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경기가 열린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 전반 두 차례 손흥민에게 억울한 상황이 벌어졌다. 전반 5분 역습 상황에서 페널티 지역 우측에서 드리블로 방향을 전환한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전반 15분에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을 파고드는 손흥민에게 패스를 찔러줬다. 손흥민은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 해리 맥과이어를 제치는 과정에서 발에 걸려 넘어졌다. 명백한 반칙 상황. 페널티킥 선언이 예상됐다. 이번엔 심판의 휘슬도 울렸고, 옐로카드도 꺼냈다. 하지만 대상은 맥과이어가 아닌 손흥민이었다. 주심은 손흥민의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간주했다.

손흥민은 화들짝 놀란 맥과이어와 손가락질을 하며 신경전을 벌인 뒤 억울함을 표출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잠시 후 리플레이 장면에서도 손흥민이 맥과이어의 발에 걸리는 순간이 명확히 잡혔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 현지 주요 언론은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받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60m 분노의 질주 끝에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시도하는 손흥민. [사진=AP·연합뉴스 제공]


억울한 경고를 받은 손흥민은 허탈한 웃음으로 털어내고는 경기 종료 직전 레스터시티에 비수를 꽂았다. 2-1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동점을 노리던 상대의 허를 찌른 분노의 질주였다. 수비에 집중하던 토트넘은 무사 시소코가 상대 크로스를 차단한 뒤 전방에 있는 손흥민을 향해 길게 패스했다. 상대 윌프레드 은디디가 몸을 날렸으나 패스를 차단하지 못했고, 공은 손흥민의 앞에 떨어졌다. 오프사이드 적용을 받지 않는 하프라인 이전부터 드리블로 질주한 손흥민의 스피드를 따라잡을 레스터시티 수비수는 없었다. 손흥민은 약 60m의 질주 끝에 골키퍼의 움직임을 읽은 뒤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경기를 마친 뒤 “경고를 받았을 땐 매우 놀라고 실망스러웠고, 조금 화도 났다. 페널티킥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하지만 심판 판정도 축구의 일부이니 받아들여야 한다”고 성숙하게 말했다. 반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주심의 판정에 대해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오늘 상황은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쐐기골에 힘입어 레스터시티를 3-1로 꺾고 리그 4연승(3위‧승점 60)을 이어갔다. 3경기 연속 득점 행진을 벌인 손흥민은 올 시즌 15호 골이자 리그 11호 골을 기록했다. 특히 레스터시티와의 9경기에서 5골, 3도움을 터뜨리며 ‘천적’임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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