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트럼프-김정은 2차 핵담판 무대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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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윤은숙 기자
입력 2019-02-10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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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 막판 줄다리기 끝에 미국 양보로 하노이 낙점

  • 北대사관 존재·참매 이동거리·김정은 국빈방문 고려

  • 숙소·회담장 관심...유력 후보 호텔들 예약상황 '마감'

베트남 하노이[사진=AP·연합뉴스]


역사적인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오는 2월 27~28일(현지시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열린다. 앞서 회담 장소로 베트남 중부 휴양도시인 다낭에 무게가 실리는 듯 했으나 최종적으로는 북한 선호한 것으로 알려진 하노이가 낙점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두 번째 만남을 19일 앞둔 지난 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하노이 개최를 알렸다. 지난해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에는 회담을 33일 앞두고 장소가 발표됐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발표가 2주나 늦어졌다. 회담 장소를 두고 북·미 간 치열한 '밀당'이 있었음을 신호하는 대목이다.

회담 개최국은 베트남으로 일찍이 정해졌지만 양측이 선호한 도시는 달랐다. 미국은 다낭을, 북한은 하노이를 선호하면서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미국이 회담 장소에 있어서 북한에 양보를 한 셈이다.

최종 조율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6~8일 평양 실무회담에서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비건 대표가 평양에서 북한의 입장을 최종적으로 전달받은 뒤 미국이 이를 수용했다는 분석이다. CNN은 미국이 북한에 ‘작은 양보’를 했다고 평가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는 정치·외교적으로 북·미 양측에 중립적인 위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낭의 경우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을 막는 미군 기지가 있어서 북한이 중국을 의식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애초부터 하노이는 북한 대사관이 있다는 점도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다. 정상외교 경험이 많지 않은 북한으로선 공관이 있는 편이 준비가 수월하다.

북한과 거리도 다낭보다 하노이가 더 가깝다. 김 위원장이 노후한 전용기 참매 1호(항속거리 약 5000㎞)를 타고 이동할 것을 염두할 때 직선거리로 약 2760㎞인 하노이가 부담이 적은 셈이다. 김 위원장은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중국에서 항공기를 제공받아 이동한 바 있다. 

또한 김 위원장이 베트남을 국빈방문해 베트남과 협력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회담이 다낭에서 열릴 경우 하노이로 다시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길 수 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김 위원장이 베트남을 국빈방문해 베트남 주석, 총리 등과 회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까지 하노이에서 만난다면 새로운 경제 모델을 꿈꾸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 본격적인 외교 데뷔 무대로 손색이 없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에 하노이를 방문하게 되면 약 55년 만에 하노이를 찾는 북한 최고 지도자가 된다. 1964년 10월 김일성 북한 주석이 하노이를 찾아 호찌민 당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것이 마지막이다.

특히 하노이는 북한이 관심을 갖고 있는 베트남의 개혁·개방 모델인 '도이머이'의 심장부로 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도이머이는 베트남어로 ‘쇄신’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베트남은 1986년 도이머이를 추진하면서 시장경제를 수용하고 국유기업을 민영화했다. 집단농장 폐지 같은 농업개혁과 수출산업 육성책을 실시했다. 외자 유치에 물꼬를 튼 것도 이때부터다. 과거 적국과도 손을 잡았다. 1992년 한국과 수교했고, 1995년에는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했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에서 베트남의 경제·외교 발전상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하노이는 2006년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 경험이 있어 관련 인프라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양국 정상의 숙소와 회담장이 어디가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1차 정상회담 당시에도 양국 정상이 묵었던 호텔과 회담장 주변에는 수많은 취재진들이 진을 치기도 했다.

하노이에는 웬만한 세계적 호텔 체인들이 대부분 입점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머물 곳으로는 JW메리어트 호텔이 유력 거론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문재인 대통령도 이곳을 이용했었다. 9일 현재 주요 호텔 예약사이트에서 JW 메리어트는 북·미 정상회담 기간에 예약이 불가한 상황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경우 베트남을 방문하는 북측 인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멜리아 호텔이 유력한 숙소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하노이를 방문했을 때에도 이 호텔에 묵었다. 멜리아 호텔 역시 9일 현재 주요 예약사이트에서 북미 정상회담 기간 예약 상황이 '마감'으로 나온다.

이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다낭 APEC 참석을 위해 하노이를 방문했을 때 머물렀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2006년 APEC 정상회의 당시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이용한 쉐라톤 호텔, 인터콘티넨탈 웨스트레이크도 후보군에 속한다. 

양국 정상이 만나는 회담장은 APEC 정상회의를 치렀던 국립컨벤션센터(NCC)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차례 대형 국제회의를 치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기반 시설 및 경호 부분에 있어 검증된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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