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면제 더해진 토지시장…"보상·땅값 상승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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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9-01-3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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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제공=기획재정부]


정부가 23개 지역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기로 결정하면서 올해 전국 땅값이 크게 들썩일 전망이다.

이미 예정된 올해 전국 토지보상금은 22조원 규모로, 2010년(25조원) 이후 최대 규모다. 여기에 올해 예타 면제를 받은 사업의 추진 속도가 빨라져 토지보상이 일시에 몰릴 경우 지가 폭등이 예상된다.

3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가 상승률은 4.58%로 2006년(5.62%) 이후 최근 12년 이래 가장 높았다. 서울(6.11%), 경기(4.42%) 지가 상승률도 2006년 9.17%, 5.07%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지가 상승률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영향이 컸다. 주택시장에서 갈 곳 잃은 자금이 토지시장으로 유입된 것. 게다가 지난해 전국에 풀린 토지 보상금도 16조원에 달한다.

올해도 22조원의 토지보상금 지급이 예정돼 있어 토지시장이 전년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주택시장 또한 정부 규제가 지속되면서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연초부터 하락세다. 결국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토지시장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토지보상금은 일반적으로 인근 지역 토지시장으로 다시 유입되는 경향이 있고, 결과적으로 지가 상승을 유발한다. 공공사업으로 인해 토지가 수용된 경우 해당 토지 반경 20㎞ 안팎에 같은 종류의 토지를 구입하면 취득세 면제 등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토지보상금이 14조5775억원으로, 전체(SOC 제외)의 71.3%에 달한다. 특히 한강을 낀 경기도 고양(2조원), 김포(1조3000억원) 등에서 총 3조3000억원 규모가 풀린다. 사회간접자본(SOC)의 경우 포천~세종간 고속도로 안성~구리간 1단계 사업(3229억원), 새만금~전주간 고속도로(1107억원) 등 총 1억5000만원 이상이 토지보상금으로 잡혀 있다.

여기에 예타 면제가 더해져 SOC 사업까지 조속히 추진되면 토지보상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예타 면제 대상인 경북 김천~경남 거제 고속간선철도(172㎞, 4조7000억원), 새만금국제공항 건설(8000억원) 등 굵직한 SOC 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면제 대상에서는 빠졌지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5조9000억원)도 3기 신도시 사업과 관련해 여전히 유효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토지시장은 연초 주택시장 냉각과 토지 보상, 3기 신도시 개발, 예타 면제 등 상승 재료들이 많아 올해도 가격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5월 예정된 개별토지에 대한 공시지가 발표도 땅값 상승 유발 요인으로 꼽힌다.

함 랩장은 "공시지가가 오르면 평가금액 자체가 오르기 때문에 보상자금, 담보금액 등에서 지가 상승을 야기하고 이 금액은 다시 토지시장으로 재투입되면서 땅값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예타 면제 외에도 기본·실시계획 등 넘어야 할 단계가 많아 영향이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고속도로, 철도 등 교통·물류 SOC의 경우 보통 구간별로 착공에 들어가기 때문에 토지 보상도 단계적으로 풀리는 경향이 있다. 3기 신도시의 경우 올해 하반기 공공주택지구 지정이 예정돼 있어 토지보상금은 오는 5월께 발표될 '2019년도 표준지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따라서 향후 신도시 개발에 따른 땅값 상승의 영향은 기대하기 어렵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해당 사업지구 인근의 경우 역세권 개발, 대토 수요 등으로 인해 땅값 상승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분양가 인상 등 실제 주택가격 상승으로 연동될지는 두고 볼 일"이라며 "향후 3개년에 풀리는 돈의 향방이 주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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